[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여야가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좀처럼 합의점을 찾고 있지 못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국회를 강행하고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자기 하고 싶은대로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국회 전경. (사진=뉴스포스트)
국회 전경. (사진=뉴스포스트)

이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고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다했다”며 “21대 국회 원구성에 대해 민주당의 뜻은 분명하다. 단독으로라도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로서 원구성 법정시한을 넘긴지 일주일째”라면서 “통합당에 시간을 충분히 줬고 총선 민의의 엄중함을 감내하면서 양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21대 법사위를 갖고 통합당이 해온 무한한 발목잡기를 기억하고 있다. 심지어 법사위원장이 투표하러 가는 의원을 감금하고 소파로 막는 장면을 TV로 봤다”며 “통합당은 20대 법사위를 갖고 식물국회를 만들고 결국 동물국회로까지 마감하게 만들었다. 통합당은 법사위 운운할 자격도, 염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님에게도 민주당의 인내와 의지를 이해시키도록 하겠다”며 “민주당은 갈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단독 원구성 강행이 ‘몽니’라며 강력 반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이제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다하는 국회를 만들겠다, 끝까지 정권의 부정비리는 덮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자신들 독단대로 원 구성을 강행하고 숫자의 힘으로 밀어가면 권력의 저주로 스스로 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면서 참 답답하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얻은 177석이 자신들에게 질적으로 다른 권력을 부여했다고 우긴다”며 “민주당이 177석 아니라 277석을 얻었더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우리의 헌법 정신,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잠시 주권을 위임했을 뿐이다. 내일이라도 그 위임을 철회할 수 있다”며 “백성의 삶을 위태롭게 하면 왕이라도 쫓아내야 한다는 게 600년 전 삼봉 정도전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요구했지만 ‘여야 원구성 협상을 완료하라’며 원구성 시한을 늦춘 바 있다. 박 의장이 이미 두 번의 협상시한을 준만큼 이날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면 민주당은 통합당에 제안한 11대 7의 상임위 배분안대로 민주당 몫의 11개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다퉜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여당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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