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워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남과 북이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북한의 강경 발언에 침묵을 이어오던 문 대통령은 최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군사행동’까지 시사하며 강경 발언에 나선 것을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천 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면서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남과 북 모두가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엄숙한 약속이다. 어떠한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며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되었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시작으로 대남 공세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지난 5일 김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히 비판하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남북연락사무소를 차단하고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혔다. 여기에 지난 13일에는 한밤중 담화문을 내고 ‘이른 시일 내 총참모부 차원의 군사 행동을 하겠다’고 공언한 상황.

북한은 옥류관 주방장 등을 동원해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오수봉 옥류관 주방장은 지난 13일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을 통해 “(남조선당국자들) 평양에 와서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한 일도 없는 주제에 오늘은 또 우리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대북전문가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북한은 실존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고, 판을 바꾸기 위해 전면적으로 돌파해 나가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북한은 미국의 이중성에 우리가 동조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갈 데까지 가야 남한도 변하고 미국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전술적이거나 협상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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