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예·적금 상품 ‘눈길’…까다로운 우대조건?
고금리 예·적금 상품 ‘눈길’…까다로운 우대조건?
  • 이해리 기자
  • 승인 2020.06.17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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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혜택 적용보다 해당 조건 살펴봐야”
초저금리 시대 이종산업간 제휴로 고금리 상품 선봬
고객 자금 이탈 방지 및 유입 효과 

# 직장인 김강기 씨(남·31)는 최근 한 시중은행에서 판매 중인 고금리 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 때문에 발걸음을 돌렸다. 연 6%에 가까운 이자를 지급하는 적금 상품이었지만 우대금리 조건에 충족하지 못하면 연 1.7%의 금리밖에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급여 계좌를 변경하거나 한 달에 일정 금액을 써야 하는 등의 조건 때문에 가입하려다 뒤돌아선 경우가 여러 번이다”라고 말했다.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초저금리 시대에 금융사 간 협업으로 반가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고금리 수신 상품엔 ‘우대금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교적 단순한 조건도 있지만, 급여나 연금 이체 등 다양한 충족 요건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한다. 

서울 을지로의 한 은행 창구. (사진=이해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내리면서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은행과 카드사들이 손잡고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스포스트 DB)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금리를 감안하면 특판 상품들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금리 자체도 낮지 않다고 설명한다. 모든 우대금리 혜택을 다 적용받기는 힘들지만 고객 본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살펴보고 가입하면 시중 상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대규모 인하(빅컷)하면서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후 2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수신 금리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씨티은행이 수신금리를 내린 데 이어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일제히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예금 금리가 하락으로 은행 예금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자 지난 4~5월 두 달간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약 8조 원가량 감소하며 예금 고객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예·적금 잔액은 682조 2,184억 원으로 지난 4월 말 687조 6,567억 원보다 5조 4,724억 원(0.8%) 감소했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8조 2,002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금융사들은 이종산업간 제휴를 통해 연 5%에서 많게는 8%대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고금리 상품을 쏟아내며 고객 자금 이탈을 막고, 기존 고객 및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우선 우리은행은 현대카드와 함께 최고 연 5.7%의 금리 혜택을 주는 ‘우리 Magic 적금 by 현대카드’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 금리 연 1.7%에 우리은행 첫 거래 고객이거나 우리은행으로 급여 또는 연금 수령 조건 충족 시 연 0.5%를, 현대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3.5%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15일 최대 연 8.3%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그룹 복합 상품인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을 선보였다. 이 적금은 기본 금리 1.2%에 최근 3개월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 0.3%, 적금 자동이체 연결 시 0.3%의 우대 금리를 준다.

신한체크카드를 신규로 발급해 3개월 이상 총 30만 원을 이용한 경우,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주식거래를 한 경우, 신한생명의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한 경우 등에 한해 각각 0.5~2% 상당의 마이신한포인트가 추가 제공된다. 모든 조건을 충족할 경우 고객은 총 8.3%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SBI저축은행과 함께 연 6.0%의 자유적금 상품을 내놓았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앱에서 만기까지 자유적금 유지 시 기본금리 2.1%를 받을 수 있으며, 신한카드 사용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 3.9%가 추가 적용된다.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 손잡고 연 7% 상당의 금리 혜택을 주는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기본 금리 연 1.6%에 캐시백으로 연 5.4%를 준다. 캐시백 혜택은 삼성카드 신규 또는 직전 6개월간 미이용 고객이 SC제일은행 제휴 삼성카드를 발급받아 1년간 월 30만 원 이상 이용할 때 제공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종업종간의 제휴는 고객 유입뿐만 아니라 고금리에 대한 부분을 양사가 일정 부분씩 분담해 고객에게 더 좋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h4218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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