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북한의 ‘선 넘은’ 도발에 남측도 단호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군사훈련, 대북확성기 등 북한이 ‘아파하는’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모습을 17일 보도했다. (사진=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모습을 17일 보도했다. (사진=AP/뉴시스)

17일 북한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북한이 계속 기존의 남북합의를 파기하고 남한당국을 조롱하며 대남 적대의식을 드러내면서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나약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일방적인 강경 드라이브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경쟁으로 인해 당분간은 한국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든 남북관계 악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라면서 “따라서 한국정부는 북한이 가장 싫어하고 아프게 느낄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 등을 가지고 북한을 압박하면서 김여정의 이번 선택이 북한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단호한 대응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낸 사례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지난 2015년 ‘DMZ 목함지뢰사건’이 그것이다. 그는 “북한이 DMZ의 우리측 지역에 설치한 목함지뢰에 의해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었을 때 당시 한국정부는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강경 대응했지만 한국정부의 단호한 태도에 결국은 북한 당중앙위원회 대남비서와 남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접촉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사실은 한국정부도 북한에 대해 ‘벼랑끝전술’을 대담하게 구사할 필요성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며 “한국정부는 북한이 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실망을 느끼고 냉전시대의 남북관계로 돌아가겠다는 일방주의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우리의 비핵화 정책과 대북정책에 문제점은 없는지 기존의 정책을 냉정하게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금도를 넘었다”며 강경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의 상징을 폭파하는 북쪽의 행동은 금도를 넘었다”며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전단 살포를 엄격하게 다루는 동시에 북한의 어떠한 추가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태세를 갖추라”고 당부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남북 정상간 합의를 깨뜨리고,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북한의 명백한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북측이 책임져야 함을 분명히 말한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