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사라진 1학기, 등록금은 그대로”...책 대신 피켓 든 대학생들
“코로나로 사라진 1학기, 등록금은 그대로”...책 대신 피켓 든 대학생들
  • 이별님 기자
  • 승인 2020.06.24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하면서 대학에서는 2020학년도 1학기 개강이 미뤄지고,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 불안정하고 미숙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기도 했다. 이에 전국 각지 대학에서는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불고 있다.

지난달 14일 전국대학생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등록금 반환소송 및 법안개정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4일 전국대학생회네트워크 등이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등록금 반환소송 및 법안개정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에 따르면 전날인 23일까지 전대넷 등록금 반환 운동본부가 주도하는 2020학년도 1학기 대학 등록금 반환 소송에 소송인단으로 참여한 대학생은 전국 72개 대학에서 약 2,600명에 달했다. 앞서 전대넷은 지난달 중순부터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해왔다.

소송 대리인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회 소속 6명의 변호사는 내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전대넷은 오는 26일까지 소송인단 모집을 마감하면, 사립대학교와 국립대학교를 나눠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송인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를 상대로 할 수도 있다는 게 전대넷의 설명이다.

등록금 반환에 대한 전국 각지 대학생들의 요구는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하면서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1학기 개강이 미뤄지고, 불안정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됐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193개 4년제 대학 중 1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한 대학만 80개교로 전체의 41.5%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등록금 일부를 반환하거나 특별 장학금 형태로 지급하는 대학도 나타났다. 건국대학교는 2학기 등록금 일부를 감면하는 방안을, 한성대학교는 재학생 6,567명에게 2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건국대학교의 경우 구체적인 감면 금액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등록금 반환 촉구 집회에 참석한 영남대학교 재학생들. (사진=영남대학교 총학생회 제공)
등록금 반환 촉구 집회에 참석한 영남대학교 재학생들. (사진=영남대학교 총학생회 제공)

불타는 환불 요구에 학교는 묵묵부답 

일부 대학에서 실제로 감면이 결정되면서 등록금 감면에 대한 여론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피해가 컸던 대구 지역 영남대·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경일대학교 총학생회장단은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경산시청에서 교육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까지 230㎞를 걸어가는 등록금 반환 종주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남대학교 총학생회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국토 종주뿐만 아니라 교내에서 8박 9일 동안 등록금 환불 관련 시위도 진행했다”며 “시위를 진행했을 때 총학생회가 재학생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았는데, 약 4,500명의 지지 서명을 받았다”고 등록금 환불에 대한 재학생들의 지지 여론을 전했다.

전대넷이 주도하는 등록금 반환 소송의 소송인단으로 참여 중인 서강대학교 역시 비슷한 여론이다.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본지에서 “최근 교내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온라인 강의료 교육권을 침해받았다고 답변했다”며 “등록금 환불 요구의 근거가 교육권 침해이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일부 또는 전액 반환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여론이 반영된 학교 당국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관계자는 “등록금 환불 요구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면서도 “학교 측이 재정상의 이유로 건국대학교와 같이 일부 반환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총학생회는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일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식을 학교 당국이 고려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총학생회 차원에서 추가로 학교 측과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유례없는 개강 연기와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전국 각지 대학에서 등록금 환불 운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건국대학교와 한성대학교가 등록금 일부를 반환받기도 했다. 2020학년도 1학기가 마무리돼가지만 대학 당국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 학생들의 환불 요구는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