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9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21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최종 협상이 결렬돼 정보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뺀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여당이 모두 독식하게 됐다.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기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국회 원구성 협상이 결렬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원구성 협상이 결렬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2시 민주당은 단독으로 제379회 국회 본회의를 열고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중 11개 위원장 후보자를 자당 의원으로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 중이다. 여당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한 통합당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의당은 본회의에는 참석하지만, 상임위 선출에는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무위원장에 윤관석,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에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이 각각 선출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는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에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에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에 정춘숙,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정성호 의원이 뽑힌다. 운영위원장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맡는다.

여야 원구성 협상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직을 가져가면서 평행선을 그려왔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이에 제1야당인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은 국회 관례 상 야당 몫이라며 법사위원장 직을 주지 않을 경우 상임위원장 후보자 명단을 내놓지 않겠다고 반발해왔다.

그러나 여야가 원구성 협상에 최종 실패하면서 ‘여당 상임위 독식’이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회동을 가졌지만 약 35분 만에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많은 협상 과정이 있었고 어제 늦게까지 이어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민주당은 그동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 그러나 오늘 오전 통합당이 거부 입장을 통보해왔다”며 “어제 많은 진전을 이뤘던 가(假)합의라 할수 있던 안을 통합당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며 “민주당은 통합당을 제외한 제정당과 협의해 오늘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번 원구성 협상 결렬의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주 원내대표는 “21대 개원 협상에서 민주당은 오랜 관례와 전통을 깨고 법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빼앗아갔다. 후반기 2년이라도 교대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그것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는 발목 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예고한 단독 본회의 강행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오늘부터 일방적으로 국회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과정에서 교섭단체인 우리 통합당과 협의를 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이후의 일방적인 진행은 저희들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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