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회고록을 출판한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을 두고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긴급간담회에서 김경협 국회 한반도 평화포럼 대표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긴급간담회에서 김경협 국회 한반도 평화포럼 대표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문 특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 긴급간담회에서 “우리 국익 측면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볼턴, 가장 추한 사람은 아베, 괜찮은 사람은 트럼프, 아주 좋은 사람은 비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미 협상 과정을 상세하게 폭로한 바 있다. 그는 회고록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등 성과가 온전히 남측의 ‘창조물’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문 특보는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 “볼턴이라는 뉴요커 시각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고 한국 정부가 모든 것을 창작했다고 말하는데 우리 시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잘한 것”이라며 “볼턴은 미국 패권 일방주의를 말하는 사람이고 최대한의 압박으로 제재하며, 저항하면 군사력도 불사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볼턴은) 사람 죽는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시각이 회고록에도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의 말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조현병 환자’라고 표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고록에 언급된)‘조현병 환자’라는 표현은 없었고, 정의용 실장이 하노이 때 볼턴을 만나 ‘영변 핵시설 비핵화가 가장 중요한 징표인데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대통령 뜻을 전달했던 걸 듣고 조현병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을 두고 ‘국인 측면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대북정책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 특보는 ‘노딜’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하노이에서 트럼프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에게 최초 협상안을 만들라고 했는데, 이게 우리 정부 안과 상당히 비슷했다. 동결만 해도 부분적으로 풀고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협상안은 볼턴 전 보좌관이 막았다고 한다. 문 특보는 “볼턴이 비건의 안을 보고 바로 펜스에게 전화해 ‘완전히 미국을 망치는 것이며 북한 연대보증을 서는 것이니 다시 만들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백악관 결정사항을 보면 완전 봉숭아학당”이라며 “어떻게 세계적인 결정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 관료들은 안정적인 관리를 하려는데, 볼턴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권한으로 이념을 뒤엎으려 해 난장판”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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