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7일 방한한다. 비건 부장관은 오는 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 일정을 잡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사진=뉴시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사진=뉴시스)

최근 북한은 판문점 선언 결과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정책을 ‘적대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할 것을 지시하면서 남북 긴장은 ‘정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비건 부장관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북미 대화 재개 및 한반도 비핵화 협상 재추진을 위한 모멘텀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비건 부장관은 오는 8일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접견한 후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비건 부장관의 승진 이후 첫 대면 회의다.

다만 북한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 전부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권 국장은 남한 정부의 중재역에 대해서도 “지금도 남쪽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점점 더 복잡하게만 엉켜돌아가는 조미관계를 바로잡는다고 마치 그 무슨 해결사나 되는듯이 자처해나서서 제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 해야 할 것”이라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는 것”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측이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북미대화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을 위한 귀중한 시간이 헛되이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곧 지구상에 최장기 정전체제인 한국정전협정 67주년이 다가온다. 종전선언이 남북간 적대관계 청산과 북미관계 정상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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