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세계그룹 리빙앤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사미아(Casamia)’가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식탁을 행주로 닦으면 가시가 끊임없이 박히고, 면이 너무 거칠어 옷의 올도 나가버린다는 것. 이 같은 경험을 한 다수의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과거 라돈 사태 이후 품질 관리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지만,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구매한 까사미아 헤링본 식탁 상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가 구매한 까사미아 헤링본 식탁 상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새 가구에 ‘사포질’이 왠말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까사미아 직영점과 신세계백화점 매장에서 혼수용 가구를 구매했다.

제품이 배송된 뒤 A씨는 식탁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던 중 이내 불편함을 느꼈다. 행주질을 할 때마다 가시가 박혀 나오고, 옷에 올이 나갈 정도로 마감 처리가 안 됐기 때문.

A씨는 “같이 산 벤치와 달리 결 사이사이 디자인 홈도 없고 검정 부분 처리도 안됐다”며 “식탁이 마치 일부 공정이 빠진 것처럼 차이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제품은 백화점이 아닌 직영점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입했던 소파도 확인했다. 앞서 A씨는 3인 소파를 직영점에서, 1인 소파를 백화점에서 구입한 상태였다.

A씨는 “3인 소파는 마치 부직포 천을 급하게 갈이한 느낌이 들 정도로 타카질 퀄리티가 떨어졌다”며 “1인 소파는 일정한 간격으로 심지어 부직포에 맞춰 검정 타카로 마무리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교환을 위해 제품을 구매한 직영점에 전화를 걸었지만 교환 요청 과정도 험난했다.

AS대표콜센터로 교환 요청 접수를 한 이후 방문한 AS기사는 제품 상태를 본 뒤 “나무 특성상 다른 것”이라며 바로 사포질을 시작했고 “끝났으니 가겠다. 이제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A씨가 재차 교환 요청을 하자 AS기사는 “사용하는데 문제 없다. 나무가 다르고 제조국이 달라서 다른거다. 내 눈에는 이상이 없다. 그냥 쓰셔라”라고 대답했다.

AS콜센터에 교환에 대해 문의를 하자 상담원은 “기사님이 보시고 진행된다”며 “기사님이 등록한 것이 없어서 교환이 어렵다”라고 답했다.

즉, 제품 하자 관련해 AS기사의 접수가 있어야 까사미아 측이 고객 요청 사항을 진행해 준다는 것.

또한 구입한 직영점에서도 “30년 이상의 배테랑 기사다. 그 분들이 이상 없다고 하면 이상 없는 것”이라며 “어제 같은 제품을 받은 고객님도 사포질 후 사용한다고 연락왔다”고 말했다.

AS기사, 대리점 모두 교환 불가 입장을 밝힌 상황. 이에 대해 A씨는 “개당 백만원이 훌쩍 넘는 가구를 사포질하면서 써야하나”라며 “고객의 의사보다 AS기사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건 소비자인 고객은 돈만 내는 호구고객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D씨가 구매해서 사용하는 헤링본 식탁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D씨가 구매해서 사용하는 헤링본 식탁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까사미아 ‘헤링본’, 복불복 제품?

A씨가 구입한 제품은 헤링본 식탁이다. 까사미아 온라인 몰에서 벤치 포함 4인식탁세트는 110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아카시아 무늬목과 MDF를 붙인 제품이다. MDF는 나무의 섬유질을 추출해 접착제와 섞어 열과 압력으로 가공한 목재다. 목재의 특성 때문인지 햇빛, 습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공지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구매 시 주의 사항을 듣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헤링본 식탁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B씨는 “이건 무조건 유리 깔고 사용해야 한다. 구매할 때 물조심 해라, 다 뜬다, 이 제품 as 안된다 등 말도 없더니 식탁이 싹 다 떴다. 기사님 오셔서 한다는 말씀이 이 제품은 진짜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C씨는 “4월 말 동일 제품 구매해서 사용하다 7세 아이 손에 가시 찔렸다. 다행히 불량 판정 해주셔서 1회 교환 했는데 가시는 여전히 박히는 상태의 제품이라 두달만에 환불 받았다”고 말했고 D씨는 “저도 유리 깔았고, 옆면에 가시가 손가락에 박혀서 니스 칠해서 사용했다. 진짜 마감은 별로다”라고 지적했다.

D씨는 “구입한지 일주일 만에 상판이 볼록해졌다. 수리기사 와서 한다는 소리가 ‘물이 닿아서’라는데 그럼 애초에 식탁으로 팔면 안되는 거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라돈 이슈로 한 차례 곤혹을 겪은 까사미아. 당시 품질관리 시스템을 한층 강화해 안전한 상품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마감 처리가 미흡한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까사미아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해당 고객과는 환불 절차를 진행하려고 일정 조율 중”이라며 “중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오해가 생겼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AS기사님이 방문했을 때 실 구매자 분이 아닌 가족이 계셨다. AS기사 님이 고객 편의 상 사포질 처리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이에 그분이 괜찮다라는 반응을 보이셨고, 그렇게 처리했다. 이후 실 구매자 분께서 환불 요청을 하셨고 AS콜센터 측에서는 AS처리가 된 건으로 나오기 때문에 앞뒤사정 체크하지 않고 환불 불가라고 응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처리 과정에서 회사 측의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 현재는 고객 요청 사항을 진행하려고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품질 논란과 관련해서는 “브러시 마감 처리 과정에서 미세한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며 “표면이 거칠게 느껴지는 상황이 가끔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교환 처리 하고 있고, 일부 사포질 등 간단한 AS 처리로 사용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 부분에서 개선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향후 사소한 부분이라도 고객 분이 불편함을 느끼시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개선안을 논의 중”이라며 “제품 품질, AS 등 모든 부분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까사미아는 지난 2018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됐다. 신세계그룹은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의욕적으로 인수, 매출 1조 원 규모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지난해 1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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