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빈소에는 여권과 시민사회계 인사들이 줄이어 방문하면서 고인을 애도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시장 빈소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시장 빈소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0일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계까지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서울대학병원 건물에 가기 전부터 검은색 정장에 근조 표시가 있는 리본을 단 조문객들의 발길이 보였다. 장례식장 입구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조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장례식장 입구에는 ‘출입통제’라는 안내문과 코로나 19 확산 예방과 관련한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취재진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은 금지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주 역할을 하면서 유족과 함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범여권 인사들이 일찍이 빈소를 방문했다. 여권 인사들의 방문은 오후 내내 지속됐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빈소를 나오면서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라며 “너무 황망하고 허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10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나오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사진=이별님 기자)
10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나오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사진=이별님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빈소 분위기에 대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비탄에 빠져있고,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시장님의 삶은 대한민국 시민 민주주의의 역사”라며 “촛불시민의 광장을 지켜주셨던 분인데, 이렇게 보내드리게 돼 안타깝다. 영면하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의원들은 박 시장과 관련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즉답을 거부했다. 이해찬 대표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이 자리에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분노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일부 의원들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심경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답을 거부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빈소에는 정치계 인사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계 인사들이 줄이어 방문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여성운동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 관계자들도 방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 등 종교계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 여성운동가는 “비보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10일 종교계 인사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0일 종교계 인사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사망하기 직전 성추행으로 고소된 사건을 두고 고인에 대한 애도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례식장 입구 앞에는 ‘박 시장을 고발한 피해자 분과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피켓을 든 시민이 서 있었다. 해당 시민은 본지 취재진에 “고인에 대한 애도도 필요하지만, 피해자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1분께 서울 종로구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이 신변을 비관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약 7시간 수색을 했다. 장례는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13일이다. 오는 11일부터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일반 시민도 조문이 가능하다.

박 시장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유언장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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