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이니스프리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중국 사업으로 날개를 달았던 ‘이니스프리’는 사드 보복과 로드샵 브랜드의 성장세가 꺽이며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2분기 전망도 어두운 가운데 이번 수장 교체 카드가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모레퍼시픽 CI
아모레퍼시픽 CI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이니스프리 새 대표이사에 임혜영 아모레퍼시픽 전무를 선임했다. 임 전무는 1992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후 2013년 상무로 승진한데 이어 2018년 전무로 승진, 생활용품 부문인 데일리뷰티 유닛장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이니스프리는 2016년 이후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 76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7년 6420억 원, 2018년 5989억 원, 2019년 5519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016년 1965억 원, 2017년 1079억 원, 2018년 804억 원, 2019년 626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올해 1분기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하락했다. 

문제는 2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여파와 오프라인 채널 부진에 따라 이니스프리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화투자증권 손효주 연구원은 “이니스프리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6%, 69.4% 감소한 1068억 원과 59억 원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원브랜드샵 시장 침체와 면세점 판매 부진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사업 부진이 뼈아픈 상황이다. 이니스프리는 2012년 중국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지난해 기준 600여 개까지 늘렸지만, 사드 보복 등의 이유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이니스프리는 지난해부터 적자 점포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인사 기간을 정해두기보다 회사 사정에 따라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이니스프리 사업계획은 새 대표님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외부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운 단계”라고 전했다.

한편 2017년부터 이니스프리를 이끌었던 김영목 전 대표이사는 아모레퍼시픽으로 이동해 신설 조직인 혁신TF를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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