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기업대출 균형 맞춘 포트폴리오 구축
수익성 개선, 첫 해외 진출 등 성과
코로나19 여파 공적자금 조기 상환 ‘빨간불’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오는 10월 24일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개인 소매금융 등에 집중하며 기업여신 의존도가 높았던 수협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해외 진출에 성공하고, 고객 기반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이동빈 수협은행장. (사진=수협은행)
이동빈 수협은행장. (사진=Sh수협은행)

지난 2017년 10월 약 6개월간 공백 상태였던 수협은행장에 이동빈 행장이 선임됐다. 이 행장은 첫 민간 출신 수협은행장으로 당시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이후 낮은 수익성과 기업대출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었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의 BIS비율, 자산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수협은행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공적자금 조기 상환 및 어업인 자긍심 고취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내실경영 추진 △수익창출 기반 확대 및 다양화 △영업 중심 경영 △주인의식에 기반한 강한 기업문화 구축 △수협중앙회와 은행 간 가교 역할 수행 등의 7가지 중점 추진 과제를 함께 제시했다.

특히 소매 기반 확대에 역점을 두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취임 두 달 후 열린 수협은행 1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은행의 모든 영업을 담당하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리테일 업무만 담당하는 소규모 점포를 현재의 110만 고객을 200만 이상이 되도록 기반을 확대하겠다”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수협은행의 숙원인 공적자금 상환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01년 정부로부터 공적자금 1조 1581억 원을 수혈받은 수협은행은 당시 127억 원밖에 상환하지 못했다. 이 행장은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내면 5~6년 내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상환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이 행장의 소매 금융 기반 확대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12월 말 127곳이던 수협은행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12월 말 135곳으로 확대됐으며, 개인 고객 수도 2016년 200만 명 수준에서 6월 말 기준 670만 명을 넘어섰다. 

저금리 시대에 고금리 특판 상품, 파킹통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올해 1분기 기준 Sh수협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약 10% 증가한 28조 4673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수협은행이 기업대출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던 점도 개선해 안정적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2017년 9월 말 기준 기업대출은 14조 원, 가계대출은 7조 원가량으로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이에 이 행장은 기업여신과 가계여신의 비중을 5: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 1분기 기준 수협은행의 여신 종류별 원화대출금 규모를 살펴보면 기업대출이 17조 원, 가계대출이 14조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에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소액대출(MFI) 법인인 ‘수협 마이크로 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도 거뒀다. 수협은행은 미얀마에서 수협은행 장점인 수산금융을 특화 시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미얀마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글로벌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했다. 이 행장은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기존 스마트금융실을 디지털금융부로 격상하고, 디지털개발부를 새로 신설했다. 2018년 12월에는 모바일 뱅킹 ‘헤이뱅크(Hey Bank)’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11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전 영업점에 도입했다.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사. (사진=Sh수협은행)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사. (사진=Sh수협은행)

다만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수협은행의 2020년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한 476억 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금리 인하 등 은행 영업 환경이 어려웠던 영향이다. 향후 상황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공적자금 조기 상환에도 제동이 걸렸다. 

수협은행은 2018년 3031억 원의 세전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11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상환했다. 2019년에는 전년보다 4.5% 줄어든 2853억 원의 세전순익을 거뒀지만, 공적자금은 1320억 원 갚았다.

지난해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상환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대율 적용 기간을 2021년까지 유예 받았다. 예대율 적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조기 상환을 위해 수익성 향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수협은행은 내부규범상 은행장 임기 만료일 60일 전부터 40일 사이에 경영권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이에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이르면 8월 말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장 임기는 3년으로 연임에 횟수나 기간 등의 제한은 없다. 은행장 추천위원회는 Sh수협은행 정관 제35조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이 추천한 사외이사 1명, 해양수산부장관이 추천한 사외이사 1명,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추천한 사외이사 1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하는 사람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Sh수협은행은 2016년 12월 수협중앙회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이동빈 행장이 사실상 첫 행장으로 연임 관련 전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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