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헤리티지 등 사모펀드 처리 비용 직격탄
하반기 KB금융 우세 전망...‘푸르덴셜 실적 포함’ 호재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각각 1승 1패를 거뒀다. 1분기에는 신한금융이 앞섰지만, 2분기에는 각종 펀드 사고를 비켜간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섰다. 

신한금융그룹 본사, KB금융그룹 본사. (사진=각사)
신한금융그룹 본사, KB금융그룹 본사. (사진=각사)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반기 경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금융 사모펀드 출혈에 2분기 KB금융 앞서

27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2분기 KB금융의 순이익은 9818억 원으로 8731억 원을 거둔 신한금융보다 1087억 원가량 앞섰다. 이는 1분기 실적과는 상반된 결과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은 9324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반면 KB금융은 7295억 원의 순익을 냈다. 

다만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상반기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는 신한금융이 선두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1조 8055억 원을 달성했으며, KB금융은 1조 7113억 원을 기록했다. 

라임 사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두 그룹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신한은 라임자산운용사태, 독일 헤리티지 DLS(파생결합증권) 등에 대한 보상금액을 영업외비용과 충당금 등으로 쌓았다. 

신한금융투자가 총 3800억 원가량 판매한 헤리티지 펀드 관련 충당금으로 판매액 3분의 1 수준인 1248억 원을 적립했고, 라임펀드 판매액 중 3분의 1가량인 769억 원을 영업외비용에 반영했다. 총 2017억 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9961억 원)보다 12.3% 감소했다. 

사모펀드 사태는 증권사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신한금융투자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줄어든 104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KB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70.7% 증가한 1502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비슷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신한금융이 1.84%, KB금융이 1.74%였다. 전분기보다 모두 하락했지만 기준금리가 올 들어 75bp(1bp=0.01%포인트) 인하된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의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6%,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8%였다. KB금융의 NPL 비율은 0.48%,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4.4%로 두 그룹의 건전성 지표도 양호했다. 

△하반기 푸르덴셜 편입 효과 ‘KB금융’

금융권에서는 올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라고 쓰고 확고한 리딩뱅크라고 읽는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홍콩계 헤지펀드 젠투파트너스 상품 환매 중단 규모가 4000억 원에 달해 추가 환매 중단 규모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사모펀드 사태에서 다소 비껴가 있고, 3분기부터는 KB금융 실적에 인수 마무리 단계인 푸르덴셜생명 지분법 평가이익이 포함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푸르덴셜 생명이 연간 1000억 원 안팎의 순이익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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