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탈북 3년 만에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탈북민 김모(24) 씨는 배수로를 통해 군사분계선 철책망에 접근, 철조망을 벌리고 한강을 건넌 것으로 추정된다.

28일 오전 월북자 김 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사진=뉴시스)
28일 오전 월북자 김 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사진=뉴시스)

28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월북 시점이 만조 때라서 (배수로 탈출 후) 부유물이 떠오른 상황에서 월북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머리만 내놓고 떠서 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탈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씨는 신장 163cm, 몸무게 54kg의 왜소한 체격이다. 군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김 씨는 지인의 차량을 이용해 강화도로 이동한 뒤 18일 새박 2시 20분께 택시를 타고 북한 접경지역인 강화읍 월곳리에서 내렸다. 이후 김 씨는 월곳리 인근 배수로 밑으로 들어가 한강 주변에 설치된 이중철책을 통과했고, 한강 하구를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김씨가 인천 강화도 월미곳에 있는 정자인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서 월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미정 인근 배수로는 내부에 쇠창살 형태의 철근 구조물이 있지만, 매우 낡은데다가 일부 틈새가 벌어져 있어 성인 남성인 김 씨가 충분히 철근 사이를 벌리고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박 의장은 “장애물이 좀 오래돼서, 윤형 철조망의 경우 많이 노후화한 부분이 식별됐다”며 “장애물을 벌리고 나갈 여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군 경계실패 지적에 대해 “백번 지적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모든 부분의 무한 책임을 국방부 장관이 지고 있다”며 “저는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께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군 경계태세 해이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작년 목선 상황 후 여러 가지 경계 작전 실패와 관련해 시스템적으로나 감시 장비 전력에 대한 부분, 근무 인원 보강 등 많은 부분 보완시켜왔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런 상황이 발생해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돼 죄송하지만, 많은 부분 보완돼 있다”며 “새로운 사실이 나오게 되면 그 부분을 확실히 보완해 나가겠다. 평화 무드에 젖어 경계태세에 소홀히 하는 건 분명히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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