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쌍방울에 인수된 남영비비안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이후 직원 복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물론 업무 외 활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쌍방울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생각의 차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영비비안이 쌍방울에 인수된 이후 직원들의 복지가 현저하게 안 좋아지고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원래 있던 복지제도가 사라지거나 몇몇 임직원들은 주말에 차출돼 등산, 자전거타기 등의 활동을 강요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남영비비안 전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남영비비안은 매달 세 번째 수요일마다 4시 30분 퇴근을 하는 제도인 ‘패밀리데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쌍방울에 인수된 이후 해당 제도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말마다 직원들을 차출해서 매주 등산, 사이클, 걷기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업무 시간에 회의를 하지 말라는 공지도 있었다. 이외에도 일요일에 회의를 하거나 일부 개인적인 행사에 직원들을 동원한다는 주장이다.

직원 복지 외에 연봉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매년 연봉인상을 해오던 남영비비안과는 달리 쌍방울의 경우 진급을 제외하고는 인상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 씨는 “회사가 인수되면 급격하게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직원을 마치 하인인 것처럼 부려먹는 비이성적 경영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쌍방울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남영비비안 인수 후 소속 직원들은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쌍방울 사옥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며 “패밀리데이 제도는 형평성의 문제로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쌍방울과 남영비비안 소속 직원들이 함께 일을 하다 보니, 마지막 주 수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비비안 소속 직원들에 대한 쌍방울 소속 직원들의 불만이 나왔던 것. 이에 사측은 해당 제도를 잠정 중단하고 형평성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말에 진행되는 등산, 사이클 등에 대해선 “임원들 위주로 진행하는 동호회 개념의 모임”이라며 “실제로 참여하는 임원도 전체의 10% 정도고, 이 또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간단한 회의가 진행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업무시간에 회의를 진행하지 말라는 공지는 업무 효율을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20~30명이 모여서 진행하는 친목, 소통의 개념의 회의를 지양하라는 의미의 공지였다”며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봉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 2~3년간 연봉이 동결된 것은 맞다. 적자폭이 커진 탓에 연봉인상이 어려웠다. 장기적인 운영 차원에서 봤을 때는 옳은 결정이었다고 본다”며 “남영비비안은 매년 연봉을 소폭 인상한 것으로 안다. 다만 적자인 경우에도 연봉을 올려 상황이 더 안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방울과 남영비비안 모두 50년이 넘은 역사가 깊은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당연해 보인다. 특히 남영비비안 직원들의 경우 회사 양수도에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다는 게 쌍방울 관계자의 설명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가 가장 우선돼야 할 과제”라며 “그룹 내 혜택을 남영비비안과 공유하는 것은 물론 계열사 간 특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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