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닝쇼크는 없다...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영업이익 낭보
- 코로나19로 줄은 영화관 관람객...IPTV·위성방송·케이블로 유입
- 비대면 채널 투자, 지역화폐 블록체인, 보안 등으로 B2B 매출 늘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로 늘었다. (사진=선초롱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로 늘었다. (사진=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우려했던 어닝쇼크는 없었다. 국내 이통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9.2%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와 조선, 철강, 화학 등 산업 전반이 어닝쇼크를 겪은 가운데 나온 낭보였다. 무엇이 소비자와 기업의 지갑을 이통3사에 열게 했을까? <뉴스포스트>가 국내 이통3사의 2020년 2분기 실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봤다.
 


LG유플러스 영업이익 59.2% 올라...SK텔레콤과 KT도 두 자릿수 상승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올해 2분기 가장 크게 웃은 곳은 LG유플러스였다.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9.2% 상승한 까닭이다. 같은 기간 KT의 영업이익은 18.6%, SK텔레콤은 11.4% 올랐다. 2020년 2분기 이통3사별 영업이익은 △SK텔레콤 3,595억 원 △KT 3,418억 원 △LG유플러스 2,397억 원 등을 기록했다.

KT를 제외한 이통사 2곳은 이 기간 매출도 함께 뛰었다. LG유플러스는 5.1% 매출이 불었고, SK텔레콤도 3.7% 매출이 늘었다. 반면 KT는 매출이 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늘어났는데 전체 매출액은 줄어든 것이다. 2분기 이통3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KT 5조 8,765억 원 △SK텔레콤 4조 6,028억 원 △LG유플러스 3조 2,726억 원 등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매출액이 줄어든 이유는 마진이 적은 단말수익 감소 때문”이라면서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로 단말수익이 줄었지만, 합병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T도 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가 마무리되면 3분기나 4분기 매출이 뛸 것”이라고 했다.

실제 KT의 2분기 실적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하락한 분야는 단말수익이다. KT의 단말수익은 22.2% 줄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단말수익이 20.4% 감소하는 등 경쟁사도 비슷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티브로드와 LG헬로비전을 합병하면서 단말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뛰었다.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 4월 30일 완료된 티브로드 합병 영향에 힘입어 미디어 사업이 전년 대비 16.2% 매출이 올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합병한 LG헬로비전 실적 연결기준으로 약 4,600억 원의 매출 상승효과를 거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영화관 대신 IPTV 찾는 소비자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인 지난 4월 26일 서울 한 영화관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인 지난 4월 26일 서울 한 영화관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통3사의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한 키워드는 ‘언택트’다. 소비자에게 직접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B2C 또는 소비자에게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인프라를 제공하는 B2B 분야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올해 1월 국내 영화관 전체 관객수는 1,158만 8,401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월부터 국내 영화 관객수는 △2월 494만 2,411명 △3월 30만 7,866명 △4월 14만 6,076명 △5월 22만 163명 등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6월 278만 6,458명 △7월 469만 2,116명 등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영화관을 찾지 못하는 소비자 가운데 일부는 국내 이통3사의 IPTV와 위성방송, 케이블TV를 찾았다. 영상 문화의 새로운 소비창구로 개인 공간이 확보되고 비대면 소비가 가능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KT의 IPTV 가입자 수는 2020년 1분기 842만 2,000명에서 2분기 855만 9,000명으로 늘었다. KT 스카이라이프의 매출은 1,679억 원에서 1,777억 원으로 5.8% 증가했다. 위성전용 고가상품 가입자 비율이 높아진 까닭이다.

LG유플러스는 합병한 LG헬로비전을 제외한 기준으로 IPTV 가입자 수가 1분기 459만 7,000명에서 2분기 472만 8,000명으로 2.8%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 수도 1분기 530만 명에서 2분기 540만 명으로 늘었다. 지난 4월 합병한 티브로드를 합칠 경우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 수는 84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비대면 네트워트 투자...IDC·보안 등 기업인프라 분야 성장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IDC 평촌 메가센터에 특화된 서버 통합구축 솔루션 서버팩토리(Server Factory)를 설치한 바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IDC 평촌 메가센터에 특화된 서버 통합구축 솔루션 서버팩토리(Server Factory)를 설치한 바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글로벌 IT 시장분석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채널과 업무 환경에 대한 투자 확대 △빅데이터 분석과 AI, 엣지 컴퓨팅 등 수요 확대 등이 기대된다. 언택트 기조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늘어날 여지가 큰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이통3사의 기업인프라 분야 B2B 사업도 성장했다. KT는 이 분야 B2B 2분기 매출이 7,011억 원으로 3.9% 증가했다. 1분기 매출은 6,748억 원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업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역화폐 발행량 증가로 인한 블록체인 성장도 KT의 매출을 높인 요인이다. KT의 AI/DX 사업 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올랐다. 이는 KT의 주요 사업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국내 최초로 IDC(Internet Data Center) 사업자로 등록한 LG유플러스도 2분기 기업인프라 B2B 분야 매출이 크게 뛰었다. 1분기 3,134억 원이었던 매출이 2분기 3,450억 원으로 10.1% 올랐다. 특히 IDC 분야는 1분기 518억 원에서 2분기 630억 원으로 21.6% 성장했다.

SK텔레콤은 보안 사업 분야에서 소비자 투자와 기업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이끌었다. ADT 캡스의 홈보안과 무인주차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 280% 증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맞춘 지능형 열화상카메라와 워크스루형 출입보안 솔루션 등으로 신규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이 매출 증가의 요인이었다.

또 SK인포섹의 솔루션과 관제 서비스의 지속적인 고도화도 B2B 매출고를 올렸다. 클라우드 영역에 융합 보안을 적용한 것이다. 특히 베트남 빈그룹(VinCSS)과 보안 관제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로 B2B 보안 사업을 확대하는 주춧돌을 놓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올해 1분기 보안 분야 매출액은 3,23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66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2% 성장했다. SK인포섹의 사업 커버리지가 전 세계 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향후 SK텔레콤의 B2B 매출고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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