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공원 11곳, 전부 물에 잠겨
광나루 한강공원 복구 95%완료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최악의 장마가 한반도를 전체를 할퀴면서 서울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던 한강공원이 물에 잠겼다. 하지만 장마가 주춤하면서 한강 수위 역시 낮아졌고,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공원이 제자리를 찾았다. 공원에서는 시민들을 다시 맞이하기 위한 청소와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3일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는 흑탕물이 된 한강물을 볼 수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는 흙탕물이 된 한강물을 볼 수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은 수마가 할퀸 자국이 역력했다. <뉴스포스트> 취재진이 잔디밭을 가로지르려고 들어서는 순간 진흙탕에 발이 푹 꺼졌다. 수일간 물에 잠긴 한강공원의 잔디밭은 무른 진흙 바닥으로 변해있었고, 푸른빛이 감돌던 한강물은 흙탕물이 됐다. 물에 채 잠기지 않았던 나뭇잎들만이 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강 물이 공원 전체를 덮을 정도로 범람하면서 쓰레기가 공원 곳곳에 눈에 띄었다. 페트병이나 캔 등 생활 쓰레기는 물론 정체를 알 수 없는 철조물 더미가 진흙이 된 잔디밭에 군데군데 놓여있었다. 광나루 한강공원 관계자는 “평소 한 달에 50톤 정도의 쓰레기가 나오는데, 이번 홍수로 10배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3일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내 나무 위에 각종 쓰레기가 걸려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내 나무 위에 각종 쓰레기가 걸려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내 구조물 위에 의류 쓰레기가 걸려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내 구조물 위에 의류 쓰레기가 걸려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특히 광나루 한강공원의 명소인 무궁화 동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키가 높지 않은 나무들은 쓰러져 있었고, 생활 쓰레기는 물론 바지와 점퍼 등 출처를 알기 힘든 물건들이 동산 구조물에서 발견됐다. 상황이 다른 공간보다 심각한 만큼 공원 관계자는 복구 작업을 이유로 무궁화 동산 인근 진입을 통제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서울에 내린 폭우로 광나루 한강공원을 비롯한 11개의 한강공원이 물에 잠겼다. 최악의 장마가 중부지방에서 50일 넘게 이어지면서 9년 만에 한강공원 전부가 물에 잠긴 것이다. 하지만 장마가 주춤하면서 한강공원을 담갔던 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공원 측은 다시 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포크레인이 펄을 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포크레인이 펄을 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복구 작업은 다음 주 내 완료 예정”

광나루 한강공원에서도 작업자들이 복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당시 강동구의 기온은 영상 31도를 기록했다. 흐리지만, 영상 30도 이상의 고온다습한 날씨가 오후 내내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작업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작업자들의 얼굴은 이른 오후에도 땀으로 뒤덮였다.

공원은 통제됐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내부에 입장하기도 했다. 복구 작업이 이어지는 와중에 공원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시민들의 발걸음은 많지 않았다. 대신 복구 작업을 이어가는 작업자들과 포크레인과 살수차 등 기기의 소리가 공원 내 정적을 메꾸었다.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작업자가 나뭇가지 사이를 호스를 이용해 청소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작업자가 나뭇가지 사이를 호스를 이용해 청소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살수차가 자전거로에 있는 펄을 치우기 위해 물을 분사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살수차가 자전거로에 있는 펄을 치우기 위해 물을 분사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이별님 기자)

홍수로 산책로와 자전거로 곳곳에 쌓인 펄을 치우는 작업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살수차가 자전거로를 이동하면서 물줄기를 분사했고, 포크레인은 펄 더미 인근에 정착해 분주하게 퍼내고 있었다. 산책로와 공원 내 식당 인근에서는 작업자들이 직접 호스를 들고 청소를 했고, 쓰레기 수거를 하는 작업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이들의 노고로 현재 공원의 복구 작업은 대부분 완료한 상황. 공원은 별다른 기상 이변이 없으면, 14일 오전 9시부터 개방 예정이다. 공원 관계자는 “산책로와 자전거로는 약 95% 복구가 완료됐다”며 “100% 복구 작업을 완료하는 데는 다음 주 초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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