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현직 언론사 기자 출신 가수 명단에 이름 올려


[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최근 기존 발라드, 댄스 가수는 물론 기업 CEO, 헤어디자이너 등 다양한 이력을 지닌 사람들이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직’ 언론사 기자가 트로트 앨범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12년 새해벽두, 이른바 국내 1호 ‘기자출신 가수’에 명함을 올린 주인공은 바로 현재 한 인터넷언론사에서 기자로 활동 중인 박주연이다.

트로트계 ‘명품주연’을 당당히 선언하며 가요계 첫발을 내딛은 신인가수 박주연은 오는 2월 1일 싱글앨범을 전격 발표, ‘젊은 트로트 열풍’에 가세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현직 기자출신 가수 1호’로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박주연. 최근 부쩍 젊어진 국내 트로트 열풍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그는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경제부 기자가 트로트 가수로…‘주연만의 끼’ 발산

‘무슨 기자가 노래를 하느냐’라는 주위의 의아한 시선을 뒤로 한 채 그녀가 트로트 싱글앨범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박주연만의 끼’가 한몫 단단히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직 인터넷신문기자, 그것도 이미지가 딱딱한 경제부 차장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그는 엔터테이너적 소질이 다분하다. 여기에는 학창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안고 실용음악, 뮤지컬 등 예능계열 공부를 꾸준히 해 왔던 것도 한 몫 거든다.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유난히 음악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 가장 먼저 다녔던 학원도 피아노학원이었으니까요. 초등학교 시절 호남예술제 등 각종 음악대회에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었죠.”

실용음악 진학을 목표로 학교와 학원을 병행하며 공부를 했지만 뜻하는 바는 생각처럼 잘 이뤄지지 않았고, 대학진학을 앞두고 생각지도 못한 신문방송학과로 급하게 진로를 결정한다.
“밝힐 순 없지만..고등학교 가장 중요한 시기 저에게 가장 큰 아픔이 찾아왔어요. 방황은 생각보다 길었죠. 당시 꽤 비싼던 학원비를 받아 학원 수강도 하지 않고 흥청망청 친구들과 놀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되지만 한편으론 그런 과정들로 인해 또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평소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해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지만, 반대로 아니다 싶은 것은 한치의 미련없이 포기하는 성격이라 한번 ‘틀어진’ 진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기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평소 한번 포기한 것에 대해선 미련조차 두는 성격이 아닌데 글쎄요.. 급하게 들어간 대학교에서 기자를 꿈꾸면서도 유독 ‘연예부 기자’만을 목표에 두었던 것 같아요. 정말 ‘기자’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연예부 기자가 돼 연예인들도 많이 만나고 뭐 그런 생각들이 더 컷던 것 같아요.(웃음)”

결국 그의 바람대로 지난 2004년, 졸업과 동시에 한 신문사 연예부 기자로 취업을 했고, 좋은 기회가 돼 당시 최고의 인기그룹이었던 ‘동방신기’ 자서전 형식의 책도 집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생겼다. 하지만 이 책이 또다시 그의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출판사와 그저 ‘집필’ 계약을 하고 ‘글’만 썼을 뿐인데 화살은 모두 그에게 쏠렸다. 각종 유명 포털사이트에 악성댓글들로 맘고생을 해야 했던 것. 처음 겪는 일이라 상처는 더욱 깊었다.

경제부 기자로 옮겨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온 것도 바로 이때 쯤. 이 일로 ‘연예부 기자’라는 직업에 심한 회의를 느끼며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때였기에 한치 망설임도 없었다.
“아직은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더 많은 나이지만, 그래도 정말 인생은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다는 어른들 말을 이해할 것 같아요. 인생은 크고 작은 ‘우연’의 연속이고 그 우연이 때론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을 발휘하죠.”


‘우연히’ 찾아온 가수 제안.. 잊고 지낸 ‘가수’의 꿈 현실로

경제부 ‘박주연 기자’가 ‘트로트 가수 박주연’으로의 꿈을 이루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 연예부 기자 시절부터 그녀의 끼를 눈여겨 봐왔던 선배 트로트 가수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게 된 것. 로커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 활발한 활동을 해오던 ‘콩콩콩’의 가수 김덕희와 그야말로 ‘편안’ 사적인 만남에서 장난말로 시작된 대화는 어느덧 구체화가 됐고, 김덕희는 선뜻 자신의 곡을 내주었다.

사랑에 빠진 여인의 설레이는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한 박주연의 ‘콩콩콩’은 바로 이렇게 탄생됐다. 2006년 발매됐던 김덕희의 전통트로트 ‘콩콩콩’이 애교섞인 ‘박주연식’ 간드러진 세미트로트로 재탄생된 것.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이 노래는 여자가수가 불러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좋은 곡인데 멜로디나 가사가 남자가수가 부르기엔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판단에서죠. ‘아~ 내가 부르면 대박날텐데…’ 라는 장난말이 이렇게 일이 커지게(?) 될 줄 정말 꿈에도 몰랐죠.”

하지만 기자경력 올해로 8년차.. ‘어렸을 때 꿈을 이제야 이루게 됐다’며 미련 없이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가수의 길로 뛰어들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다. 그렇다고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기엔 아쉽고 훗날 정말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실 점을 믿는 건 아니지만 너무 답답한 나머지 꽤 유명하다는 점쟁이에게 점을 보러갔어요. 제 사주를 보자마자 첫 마디가 ‘도화살’이 세 개나 꼈다고 그러더군요. 이 사주는 결국엔 연예인 아님 무당이라도 돼 꼭 풀어야한다고.”
그동안 심심풀이로 가끔 봤던 점에서도 어떤 직업을 택하든 ‘매스컴’을 타게 될 운명이라는 소릴 많이 듣긴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다. 하지만 상황이 그래서일까? 왠지 맘에 와 닿는 점괘. 결국 ‘한번 해보자’라는 결심이 섰고, 박주연의 트로트 앨범은 그렇게 완성됐다.

첫 싱글앨범에 수록된 곡은 ‘콩콩콩’과 ‘놀아봐’이다. ‘놀아봐’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노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고달프고 힘든 인생이지만 기쁘고 행복한 마음을 잊지 말자는 힘찬 메시지를 담고 있다.


“힘들었지만 최고의 선택.. 이제는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할 것”

이번 싱글앨범을 위해 그녀는 지난 1년 6개월간 하루도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동안 퇴근 후 시작된 집중 트레이닝은 새벽 4시~5시까지 이어졌고, 잠깐 눈감고 곧장 회사로 출근해야하는 힘겨운 날들은 반복됐다.
“쉽게 생각하고 선택했던 길인데 걸어가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죠. 하지만 막상 녹음이 끝나고 나니 아쉬움이 더 컸어요. 앞으로 활동을 하며 그 아쉬움들은 하나둘 채워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죠.”

‘현직 기자출신 가수 1호’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을 안게 된 박주연. ‘운명’처럼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아 뒤늦게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된 그가 이름처럼 트로트계 ‘주연’으로 급부상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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