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가이드/ 싱가포르 은퇴자 이야기

은퇴자들, 재취업 통해 노후 보장
싱가포르 연금제도 CPF 노인에 인기

 

싱가포르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8%로,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이다. 2005년 싱가포르의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싱가포르 전체 인구구조는 아직은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지만 향후 6년에서 24년 사이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즉, 노인들의 비중이 2030년에는 18.7%까지 크게 증가해 873,300명에 이를 전망이다.
무역과 금융, 관광도시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엄격한 도시 관리 정책으로 그린&클린 시티로 불리고 있는 싱가포르에 사는 은퇴자들의 이야기를 알아보자.

 


싱가포르 정부는 노인 인구 증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1988년부터 노인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를 1998년에는 가족 및 노인 국가위원회로 승격시켰고, 노인건강지원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에 대한 대비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1994년~2000년간의 7개년 노인지원 종합계획 마련하였고, 이러한 정부종합계획에 근거해 보다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계획안을 마련한 상태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2년부터 재고용법을 신규 도입하는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재고용법은 현재 62세인 은퇴연령에 약간의 수정을 가해 고용주가 62세에 사업장을 떠나는 직원을 다시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인구 고령화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싱가포르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55세~64세에 해당하는 싱가포르 인구 중 노동에 참여한 인구수가 2004년 47%에서 2006년 53.7%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수치를 중장기적으로 6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따르는 고용주들에게도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노인정책은 무엇보다 동양적 가치관의 맥락에서 가족 단위의 노후 책임을 중요시하고 있다. 부모를 부양할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녀인데도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지 않을 때는 부모봉양법인 MPA(Maintenance of Parents Act)법에 의거해 고소할 수 있다. 지극히 유교문화적인 가치관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1994년 법이 발효된 이후 지금까지 500여건의 소송이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정부차원에서 은퇴자들을 위해 웹상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eniors.gov.sg’에서는 크게 8가지 영역으로 세분화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서는 건강관련 정보에서 시작해, 취업, 안전 및 이동성, 주택, 금융, 법률, 평생교육, 레저, 자원봉사활동, 할아버지, 할머니 되기 등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보들을 은퇴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어느 나라보다도 은퇴자들이 쉽게 웹상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또는 관련 단체 홈페이지가 많이 있다.
1995년에 도입된 싱가포르의 연금제도인 CPF(Central Provident Fund)는 아시아에서 성숙된 연금시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CPF는 국가가 운영하는 DC형 개인계좌 저축으로, 노후 소득 보장뿐만이 아니라 의료 복지와 주택 구입 등 다른 사회 복지까지 포괄하여 지난 50년간 싱가포르 국민의 생활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로 인해 은퇴자들에게 연금제도인 CPF에 대한 대화는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싱가포르 은퇴자들의 평생교육

 

싱가포르에서는 은퇴자들의 정신건강에 좋고, 사회활동 참여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평생교육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배움에는 절대 늦은 나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는 2000년부터 인적자원부의 주관으로 평생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취업역량 강화 차원에서 전문기술이 없고 저학력자를 중심으로 정부차원에서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고학력자인 은퇴자들에게는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에 따라 맞춤식 평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센터에서는 어학과 문학, 문화와 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있어 평생교육의 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조부모의 날인 GRANDPARENT’S DAY가 있다. GRANDPARENT’S DAY는 특히 젊은 세대와의 연결을 강조하여 세대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높이기 위함이다. 이날 손자●손녀와,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할아버지, 이렇게 3세대가 함께 멋진 옷을 입고 퍼레이드 행진에 참여하는 순서가 있다. 이 퍼레이드 행진은 3세대가 함께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일이나 자원봉사활동, 손자●손녀 돌보기, 공부, 여행, 운동 등 삶에 의미 있는 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는 은퇴자들에게 특별한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름하여 활동적인 어르신상으로 ‘Active Agers Award’이다. 즉,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인생의 6가지 측면인 사회적, 감성적, 지성적, 신체적, 사명적, 영적인 측면에서 열심히 계속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은퇴자들을 선발하고 있다. 특히 이 상은 공개추천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수상자는 $5,000 상당의 상을 받고, 수상자를 추천한 사람도 또한 $500상당의 상을 받게 되어 은퇴자들 사이에서 관심과 참여도가 상당히 높다.
싱가포르 정부는 미래 노인상으로 "지역사회로부터 서비스를 받으며,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고 우아하게 늙어가는 노년"을 꼽는다. 싱가포르는 연금제도와 은퇴자들의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노인복지 프로그램 활성화 등에 국가가 적극 개입해 시스템을 갖춰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싱가포르는 유교문화적인 가치관으로 가족이 함께 하는 노후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서양국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모봉양법을 강제하고 있는 것과 손자●손녀와 함께 하는 활동이 많아 세대간 교류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 미디어 퇴직연금연구소 최신애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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