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구로구 소재 아파트에 이어 강남구 아파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일상생활 속 감염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두 아파트가 모두 ‘복도식’인 점이 부각되면서 주거형태에 따라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3일 서울시 역학조사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파트 관련 확진자는 감염경로를 다 확인한 게 아니라서 ‘복도식 아파트 때문에 감염됐다’고 말하기엔 위험하다”며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경로가 다 다르다. 굳이 따지면 주거형태보단 소모임 등 밀접접촉에 의한 감염이 훨씬 더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구로구 소재 한 아파트에서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발생해 총 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확진자는 모두 같은 호수라인에서 발생했지만 정확한 감염경로는 아직도 파악되지 않았다. 보건 당국은 해당 아파트의 △배기구 △엘리베이터 △정화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다.

강남구 소재 한 아파트에서도 지난달 2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같은 아파트에서 총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기 확진자는 아파트 경비원 1명이었지만, 두 번째로 발생한 확진자는 해당 경비원이 근무하지 않는 동에 사는 주민이었다. 방역 당국은 강남구 아파트 확진자는 구로구 아파트 확진자와 달리 같은 라인에서 동시에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한 두 아파트가 ‘복도식’이라는 점에 주목하지만,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무리가 있다는 게 서울시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실제로 구로구와 강남구 아파트의 감염양상은 상당히 다르다.

그러면서도 방역당국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양상의 코로나19 감염경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구로구 아파트의 경우 수직 라인(예시 101·201·301호)에서 저층 3가구, 고층 2가구가 발생해 주목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구로구 아파트 관련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민관 합동 역학조사단을 구성해 우선 9월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라며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을 중심으로 평상시 엘리베이터를 얼마나 어떤 시간대에 이용했는지와 집 안에서의 동선 등을 설문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시민들이 아파트와 관련해 같은 라인에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로 확진자가 생길 수 있는지 걱정하고 계시다”며 “특히 아파트같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거주시설과 관련해 우려하는 부분 의혹 해소하고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조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등 주거 형태에서 같은 라인에 거주하는 가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중국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최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게제한 논문에는 고층 아파트에서 같은 라인에 거주하는 3개 세대 9명이 감염된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확산된 해당 아파트 화장실에서 에테인(에탄)을 이용해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바이러스가 수직 배수관을 따라 퍼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에테인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행동을 30분 간 반복한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해당 라인의 에어로졸 농도를 측정했는데, 수직배수관을 타고 올라온 에어로졸이 배수관과 통풍구 등을 통해 다른 층 욕실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발견했다.

종합하면, 구로구 아파트의 사례 한 건으로 ‘복도식 아파트’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결론을 낼 수 없다. 집단거주 환경에서의 코로나19 감염는 ‘복도식 아파트’가 아닌 일반 고층 아파트의 ‘배수관를 통한 에어로졸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참고 자료]

서울시 역학조사실 관계자

9월3일 서울시 코로나19 브리핑

Probable Evidence of Fecal Aerosol Transmission of SARS-CoV-2 in a High-Rise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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