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흙수저를 극복한 사람들
‘자율성 존중, 틈새전략, 기회의 공정’ 키워드로 성공신화 창출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 통해 신분 상승, 유쾌한 반란의 주역
절망보다 희망으로 도전에 도전, 창업으로 인생역전 시대 개막

BTS(방탄소년단)의 노래, ‘불타오르네(FIRE)’의 가사를 보면 “그 말하는 넌 뭔 수저길래 수저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라는 가사가 있다. 일명 수저사회의 폐단을 비판한 것이다. BTS의 노래에도 등장하듯이 이른바 대한민국은 수저공화국이다. 부모의 재산이 자녀의 수저 색깔을 결정한다. 수저의 색깔은 개인의 운명을 좌우한다.

물론 금수저라고 무조건 비판 대상이 아니다. 반면 흙수저라고 절망의 대상만은 아니다. 하지만 수저의 색깔로 출발선과 기회가 불평등하다면, 대한민국은 공정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수저사회의 폐단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뉴스포스트가 총 5회에 걸쳐 수저사회의 현주소와 폐단을 점검하며, 대한민국이 수저사회를 넘어 공정사회로 나아갈 대안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BTS는 흙수저 아이돌로 출발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에 비해 조건과 환경이 열악했다. 그러나 글로벌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자율성 존중, 틈새전략, 기회의 공정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사진=BTS 공식 홈페이지)
BTS는 흙수저 아이돌로 출발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에 비해 조건과 환경이 열악했다. 그러나 글로벌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자율성 존중, 틈새전략, 기회의 공정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사진=BTS 공식 홈페이지)

흙수저 아이돌에서 글로벌 슈퍼스타로 도약, BTS


[뉴스포스트=정성민 기자]  2013년 데뷔, 국내·외 신인상을 휩쓸었다. 현재는 대한민국과 아시아, 북미와 남미, 유럽, 중동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슈퍼스타로 도약했다. 빌보드, 오피셜 차트, 오리콘, 아이튠즈,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세계 유수 차트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음반 판매량, 뮤직비디오 조회 수, SNS 지수 등에서도 독보적 수치를 자랑한다. 스타디움 투어를 개최, 전 세계 콘서트 시장에서 글로벌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으며 UN 연설과 LOVE MYSELF 캠페인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고 있다.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대한민국 가수 최초로 공연을 선보이면서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까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을 석권했다.

BTS의 공식 프로필이다. BTS의 성공사례는 대중문화 현상을 넘어 연구주제로 주목받는다. BTS는 SM, YG, JYP류의 대형 기획사 소속으로 출발하지 않았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BTS 데뷔 당시 소형 기획사에 불과했다. 대형 기획사에 비해 환경과 조건이 열악했다. 방송 출연 기회를 찾기 어려웠고, 홍보에 한계가 있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이 금수저라면, BTS는 흙수저였다. 실제 BTS는 스스로를 ‘흙수저 아이돌’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성공’의 공식이 무너졌다. BTS가 흙수저 아이돌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BTS는 하나의 장르이자 역사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2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자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분석했다.

흙수저 아이돌이라고 빅히트도, BTS 스스로도 포기했다면 지금의 BTS는 없었을 터. 그러나 빅히트와 BTS는 대형 기획사의 자본, 배경, 시스템에 맞서 정면 승부했다. 특히 하버드 경영대학원 애니타 엘버스 교수팀은 빅히트의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빅히트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마치 대학 수업 같은 형태로 개별 연습생과 논의, 최적의 스케줄을 찾는다. 자율성 존중과 시스템의 효율성이라는 균형 사이에서 최적의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빅히트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BTS가 재능과 역량을 자유롭게, 최대한 발휘하는 원동력이 됐다.

BTS의 ‘틈새전략’도 주효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처럼 방송 출연과 홍보 기회를 얻지 못하자 BTS는 유튜브에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올리고, 멤버들이 직접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했다. 결과는 대성공. BTS의 음악과 가사가 젊은 세대를 관통하면서 국내·외 팬들이 열광했다. BTS의 팬덤 ‘아미(AMY)’는 BTS 음악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한다. 현재 BTS 팬덤의 경제 규모는 7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빅히트의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 BTS의 틈새전략과 함께 글로벌사이버대가 BTS의 성공비결로 꼽힌다. 글로벌사이버대는 BTS대학으로 유명하다. BTS 멤버 슈가, RM, 제이홉, 뷔, 지민은 글로벌사이버대 방송연예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정국은 글로벌사이버대 방송연예학과에 재학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사이버대는 사이버대의 특성상 학업계획서와 적성검사로만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에 일반 대학과 달리 진입 장벽이 낮다. 바꿔 말해 기회의 공정성이 보장된다. BTS는 글로벌사이버대에 진학한 뒤 학업을 통해 역량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었다.

천범주 글로벌사이버대 방송연예학과장은 “BTS 멤버들은 힘든 과정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꿈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안다. 사이버대는 설립 취지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학업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 평가하는 게 아니다. 어떤 진로를 가지면 좋을까,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하는 측면에서 학업계획서, 자기소개, 지원동기, 적성검사 등을 참고로 상담한 뒤 진학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천 학과장은 “BTS 이전 K팝이라고 하면, 아이돌 그룹은 만들어진 형태였다. 사전에 철저히 검증되고 성공 가능성이 충분한 기획을 통해 만들어진 형태였다면 BTS는 아티스트와 팬, 기획사의 3자 형태로 만들어졌다”며 “아티스트, 팬, 기획사가 함께 아이돌 그룹을 만들었고 학교는 BTS가 열심히 아티스트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과 편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흙수저 아이돌에서 글로벌 슈퍼스타로의 도약 비결, 그것은 ▲자율성 존중의 트레이닝 시스템 ▲SNS 기반의 틈새전략 ▲기회의 공정 보장의 합작품이다. 이를 흙수저에 대입하면 “흙수저가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신뢰와 지원하고, 발상의 전환으로 도전하고,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김동연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은 소년가장 출신의 흙수저 성공신화 주인공이다. 김 이사장은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를 통해 성공가도를 달렸다. 흙수저에게도 희망이 있는 사회를 위해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는 견고히 지켜져야 한다. 김 이사장의 아주대 총장 시절 모습 (사진=아주대 제공)
-김동연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은 소년가장 출신의 흙수저 성공신화 주인공이다. 김 이사장은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를 통해 성공가도를 달렸다. 흙수저에게도 희망이 있는 사회를 위해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는 견고히 지켜져야 한다. 김 이사장의 아주대 총장 시절 모습 (사진=아주대 제공)

소년 가장에서 경제부총리까지 상승, 김동연 이사장


2017년 5월 김동연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장관으로 지명되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계천 판자집 소년 가장에서 출발, 기재부 차관과 국조실장까지 역임한 분으로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김 이사장은 수저계급론에서 흙수저 출신이다.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고 11세에 부친을 여의었다. 부친의 사망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았다. 상업고등학교 재학 시절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은행에 취직했다. 당시 나이는 17세에 불과했다.

김 이사장은 일을 병행하며 야간대학을 다녔다. 마침내 김 이사장은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김 이사장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기획예산처 재정협력과장, 대통령비서실장 보좌관(국장급), 세계은행(IBRD) 프로젝트 매니저 겸 선임정책관,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예산실장·2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을 역임했다. 김 이사장은 공직생활에도 꾸준히 공부,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그리고 미국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에서 정책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직에서 퇴임한 뒤 아주대 총장으로 2015년 2월 취임했다. 이어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 취임했다. 경제부총리 퇴임 이후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설립했다.

김 이사장의 스토리는 흙수저 성공사례로 회자된다. ‘유쾌한 반란’의 개념은 김 이사장이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아주대 총장 시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반란’은 현실을 극복하고 변화시켜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하기 때문에 ‘유쾌한 반란’”이라고 밝혔다.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은 흙수저다. 김 이사장은 흙수저 출신이다. 따라서 사회적 이동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의 지향점도 ‘자기 찬스로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다.
자기 찬스는 부모 찬스와 대조된다. 김 이사장에게 자기 찬스의 핵심은 ‘교육’이다. 김 이사장은 은행에서 일하면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교육을 통해 학업을 이어간 결과 계층 이동에 성공했다.

지금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붕괴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의 계층 사다리가 없으면 제2의, 제3의 김 이사장 탄생은 불가하다. 흙수저에게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는 기회와 역전의 보루다.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를 견고히 지키는 것이 흙수저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황수정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 대표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여성 창업가로서 인생역전에 도전하고 있다. 황 대표는 흙수저라고 낙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한다. (사진=뉴스포스트 정성민 기자)
-황수정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 대표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여성 창업가로서 인생역전에 도전하고 있다. 황 대표는 흙수저라고 낙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한다. (사진=뉴스포스트 정성민 기자)

창업으로 인생역전에 도전, 황수정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 대표


BTS와 김동연 이사장, 그리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도 흙수저 신화로 통한다. 그러나 BTS, 김동연 이사장, 김범수 의장, 서정진 명예회장처럼 흙수저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탄생할 확률이 얼마일까? 누구나 흙수저 성공신화의 주인공을 꿈꾸지만, 모두가 흙수저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에 기자는 유명인의 사례뿐 아니라 일반인의 사례를 함께 소개한다. 주인공은 황수정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t-up.kr) 대표다.

황 대표는 어린 시절 부친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황 대표는 입양을 갔지만, 병으로 파양을 당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대학 진학 대신 생업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결혼한 뒤 남편과 함께 사업을 했으나 일명 ‘폭망’했다. 황 대표와 황 대표의 남편은 빚을 갚기 위해 우유 배달, 건물청소 등 하루에 여러 일을 마다치 않았다. 5년 동안 노력한 끝에 2017년 마침내 개인회생 빚을 청산했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황 대표에게 목표가 생겼다. 대학 진학이다. 과거 집안 사정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웠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한국방송통신대 교육학과에 진학했다.

한국방송통신대에서 학업을 수행하며 황 대표는 나눔의 가치를 깨달았다. 황 대표는 “사람은 서로에게 주고받는 것이지, 누가 많이 가져서 베푸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마을로 눈을 돌렸다. 마을은 공동체를 상징한다. 황 대표는 대전 대덕구 신탄진 지역 마을활동가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통합과 사회공헌 활동에 기여했다. 2019년에는 대덕구 좋은마을 만들기 공모사업, ‘마음 반창꼬’ 사업에 참여했다.

황 대표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20년 고용노동부의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에 도전, 여성 창업기업으로 선정된 것. 황 대표는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t-up.kr)’을 창업했다. 황 대표는 “마음 반창꼬 사업에 참여할 때 지역 내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한 가지가 아쉬웠다”면서 “우수한 능력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강사 경험과 정보 부족으로 활동 영역에 제한을 받고 있었다. 현재 대덕구의 30~40대 경력단절 육아맘, 50~60대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강사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육기관 연계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황 대표는 흙수저의 성공사례로 소개되기 이르다.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t-up.kr)’은 이제 항해를 시작했다. 흙수저의 성공사례가 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황 대표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다. 자수성가 재벌처럼, 고위공무원처럼 꿈을 거창하게 꾸기보다 황 대표처럼 현실적인 도전이 흙수저에게 필요하다.

황 대표도 흙수저에게 오히려 기회가 많다고 강조한다. 황 대표는 “지금 청년창업사관학교, 스타트업 등 정부의 청년지원사업 기회와 정보가 많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며 “그런데 찾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 주저앉아서 ‘나는 흙수저라 대책이 없어’라고 생각하면 기회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는 “금수저를 물고 나온 사람들은 금이 녹아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다. 반면 흙수저는 1000도씨의 온도에 들어갔다 나오면 도자기가 된다”면서 “도자기가 되면 또 다른 가치로 탄생한다. 대신 자신이 1000도씨를 견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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