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이중 선체 약속 불이행 논란

연이어 터지는 기름 유출 사건에 여수시민들이 떨고 있다. 태안기름 유출 사고로 태안 어민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에는 여수 앞바다에서 경유를 싣고 가던 유조선이 충돌해 경유가 유출된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여수시는 10여 년 전에 발생했던 사상 최악의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났던 지역이기 때문에 기름유출 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수시는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당사자였던 GS칼텍스(당시 LG칼텍스)가 이중선체 유조선 비율을 높이지 않는다고 비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태안 기름 유출사고에 이어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중선체 유조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여수시의 경우,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였던 씨프린스호 사고의 피해지역이기에 불안감은 더욱 심각하다. 여수항을 드나드는 유조선들의 이중선체 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중선체 유조선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 해상에서 기름유출사고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여수 씨프린스호 사건을 냈던 GS칼텍스는 당시 대책위원회에 자사 유조선에 대한 이중선체 도입을 약속했지만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수시의회 고효주 의원은 “1995년 씨프린스호 사건을 계기로 GS칼텍스측은 96년부터 모든 운행 선박에 대해 이중선체 유조선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를 하루빨리 이행하도록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있었던 ‘여수시 해양오염사고 예방 종합대책’에서 고 의원은 이같이 밝히고 유조선 이중선체 의무화 법적 이행 시기를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고 의원은 “당시 내가 대책위원회에 참여를 했기 때문에 자세히 알고 있다. 회사측에서 피해를 본 여수시민들을 위해 이런 대안을 마련, 시행할 것을 약속했다. 그런데 12년이 지나도록 이를 어기고 있다. 이는 여수시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여수시, “씨프린스호 사건 이후 교체 약속 불이행”
  연이어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에 여수 시민 불안


고 의원에 따르면 현재 여수항에 입항하는 GS칼텍스의 이중선체 유조선의 비율은 약 50%정도라고 한다. 이는 타 정유사에 비해 높은 수치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비율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잇따라 유조선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여수시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은 사고 선박들이 모두 단일선체 유조선이기 때문이다.
고 의원은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버젓이 여수항을 드나드는 단일선체 유조선을 보는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선박 교체를 약속한 기업이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안전 불감증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경우 연방법으로 단일선체 유조선을 통제하고 있다. 향후 결의안을 만들어 여수항에 들어오는 단일선체 유조선의 입출항에 대해 어선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단 고 의원만의 주장은 아니다. 여수시 오현섭 시장도 현재 단일선체 유조선에 대한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법 조항을 2010년에서 2009년 이전으로 변경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수의 경우 2012년 여수 엑스포 등 국제 행사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자칫 유조선 사고로 인해 해양오염을 가져오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방지책으로 이중선체 유조선의 의무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GS, “최대한의 노력 기울여”
이 같은 주장에 대해 GS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는 이중선체 유조선 비율을 높이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높은 70%에 달하는 이중선체 유조선을 운용하고 있다. 고 의원이 말하는 50%는 틀린 것이다. 회사측에서도 이중선체 유조선을 많이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에서 이중선체 유조선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남아 지역에 운용되는 유조선의 70%가 단일선체 유조선이다. 이런 상황에서 100% 이중선체 유조선을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씨프린스호 사건 이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도 단일선체 유조선을 상당수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수시의 강경입장에 대해선 “당장 에너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 국가적 손실을 야기 시킬 수 있다. 우리도 충분히 여수시 입장을 경청하고 이를 위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수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100% 이중선체 유조선 운용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환경단체 관계자는 “태안 기름유출사고의 대재앙이 채 가시지도 않고 있는 시점에서 여수 앞바다에서 비슷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해 어민들의 고통이 심각한 지경이다. 특히 GS칼텍스는 지난 2005년에도 여수공장에서 기름을 바다로 흘려보내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 빈번히 발생하는 GS칼텍스의 기름유출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불감증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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