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EV 등 다양한 업체 참가해 EV 기술력 뽐내
EV 모빌리티 시대...EV 벤처기업 ‘드라이브텍’과 ‘제이제이모터스’
주력 업종 EV로 확장해 신산업 준비하는 ‘엠비아이’·‘모던텍’
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로 EV 모빌리티 출사표 던진 ‘에바’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전기차 등 EV(Electric Vehicle) 모빌리티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분야를 불문하고 전 세계 경영의 시대정신이 ‘친환경’으로 재편됨에 따라, 국내외 모빌리티 시장의 방점도 내연기관차에서 EV로 옮겨가는 데 따른 것이다.

EV 엑스포에서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IONIQ 5'와 기아의 전기차 'EV6 GT line'. (사진·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EV 엑스포에서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IONIQ 5'와 기아의 전기차 'EV6 GT line'. (사진·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수년 전부터 기업들은 경영 규모와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을 막론하고 E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EV 시장이 아직은 묘목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바야흐로 EV 군웅할거 시대다.

이런 EV 시장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xEV TREND KOREA’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외 EV 업체 50개사가 참가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뉴스포스트 취재진이 나흘간의 현장을 찾아 EV 묘목에 난 새순들을 만나봤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EV 업체들을 만나 다양성이 공존하는 친환경 모빌리티의 미래를 소개하고자 함이다. 이날 본지는 △EV 트렌드에 맞춰 업종을 변경한 ‘엠비아이’와 ‘모던텍’ △EV 벤처 ‘드라이브텍’과 ‘제이제이모터스’ △삼성전자 C랩의 스핀오프 업체 ‘에바’ 등의 전시관을 찾았다.
 


자전거 변속기 전문 회사 ‘엠비아이’...‘전기이륜차’로 ‘주력 업종’ 변경


엠비아이의 충전 스팟 엠비고 시연을 하는 김상훈 부장.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엠비아이의 충전 스팟 엠비고 시연을 하는 김상훈 부장.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엠비아이’는 전기이륜차 및 배터리 충전스테이션 전문기업이다. 2005년 설립한 엠비아이는 본업인 자전거 변속기뿐만 아니라 EV로 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에 맞춰 전기이륜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상훈 엠비아이 부장은 “우리가 전기이륜차 사업에 나선 건 EV 시장이 태동할 무렵이었다”면서 “본래 자전거 변속기가 주 업종이었지만, 전기이륜차 업종을 추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빌리티 트렌드가 EV로 넘어가는 시기에 진출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경영 전략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엠비아이는  대한민국 경찰청과 계약을 맺고 전기이륜차를 납품하고 있다. (사진·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엠비아이는  대한민국 경찰청과 계약을 맺고 전기이륜차를 납품하고 있다. (사진·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엠비아이는 △MBIS △MBIV △MBIX 등 3종의 전기이륜차를 제작하고 있다. 엠비아이 전기이륜차들은 디자인만 다를 뿐,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스펙이 같다. 3종 모두 △최대 출력 9kW △최대 토크 220Nm △최대 속도 100kW/h △1회 충전 주행거리 110km 등 스펙을 갖췄다. 현재 엠비아이는 대한민국 경찰청과 계약을 맺고 경찰 전용 전기이륜차를 납품하고 있기도 하다.

엠비아이 전기이륜차의 또 다른 특징은 배터리가 충전식이 아니라, 교환식이라는 점이다. 엠비아이의 배터리 교환 스팟인 ‘엠비고’에서 이용자는 30초 내에 배터리를 교환하고 다시 목적지로 향할 수 있다. 엠비아이는 KT링커스와 현대오일뱅크 등과 함께 전국에 50개의 엠비고를 운영 중이다. 향후 5,000대까지 엠비고 스팟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작기계 자동화 시스템 업체 ‘모던텍’, 교통약자 위한 EV 미래 기술 선봬


교통약자를 위한 '로봇 팔' EV 충전기를 설명하는 박상혁 대리.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교통약자를 위한 '로봇 팔' EV 충전기를 설명하는 박상혁 대리.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2006년 법인을 설립한 ‘모던텍’도 EV 흐름에 맞춰 주력 업종을 변경한 대표적인 업체다. 본래는 공작기계 자동화 시스템 제작업체였다. 2015년부터 EV 충전기 개발과 제작에 나선 모던텍은 국내 특허 13개,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 해외 특허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모던텍은 교통약자를 위한 미래 EV 기술을 선보였다.

박상혁 모던텍 대리는 “오늘 선보이는 기술은 로봇 팔이 EV 충전건을 들고 사람 대신 충전하는 기술”이라면서 “교통약자를 위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전건의 무게가 평균 4~5kg에 달하는 만큼, 노인과 여성 등을 위해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술은 지난 2020 CES 출품 당시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모던텍이 선보인 로봇 팔 EV 충전 기술.  (사진·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모던텍이 선보인 로봇 팔 EV 충전 기술.  (사진·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박상혁 대리는 “자세한 내용은 협약상 말할 수 없지만, CES에서 로봇 팔 EV 기술을 본 우버가 MOU를 맺자고 했다”면서 “전기 드론택시 로봇 팔 EV 기술도 미래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래 공작기계 자동화 시스템 업체였던 만큼, 로봇 팔 자동화 시스템 설계에 큰 장점이 있다”며 “이 로봇 팔을 레일 위에 올린 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전기차를 최대 20대까지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 팔 기술은 상용화되지 않은 미래 기술로, 창원시와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농어촌전용 EV 미니트럭 전문 벤처회사 ‘드라이브텍’


드라이브텍이 제작한 농어촌 전용 EV 미니트럭 운행 시범을 보이는 정승호 연구원.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드라이브텍이 제작한 농어촌 전용 EV 미니트럭 운행 시범을 보이는 정승호 연구원.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2016년 법인을 설립한 ‘드라이브텍’은 농어촌과 물류 공장 내에서 사용하는 ‘EV 미니트럭’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주로 EV 파워트레인 개발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정승호 드라이브텍 연구원은 “드라이브텍은 자동차 부품회사로, EV 파워트레인과 플랫폼 설계 전문 회사”라면서 “EV로 바뀌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에 맞춘 벤처회사라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드라이브텍이 제작, 판매하는 EV 미니트럭의 장점은 ‘면허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조작법을 익히고 안전수칙만 숙지한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EV 미니트럭이 최대 속도가 35km/h 안팎이고, 농어촌과 물류 공장 용도로 사용이 제한된 까닭이다.

정승호 연구원은 “EV 시장이 커지는 만큼, 현재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책 과제 수행과 지자체 실증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텍은 2018년 에디오피아 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전기차 현지 생산 협약을 맺은 뒤, 2020년 한국과 캐나다의 물류로봇 전기자동차 플랫폼 개발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EV 시내버스 주력 ‘제이제이모터스’...EV 상용차 시장 출사표


올 초 단종된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의 아쉬움을 달래줄 EV 다마스 'VRAVO'를 소개하는 한승윤 팀장.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올 초 단종된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의 아쉬움을 달래줄 EV 다마스 '비바'와 EV 라보 '브라보'를 소개하는 한승윤 팀장.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2018년 설립한 ‘제이제이모터스’는 경기도권을 중심으로 EV 시내버스를 제조해 납품했다. 제이제이모터스는 김포 전기버스 시스템 구축과 ‘전기 어린이 통학 차량’ 등 주로 지자체 EV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날 제이제이모터스는 EV 상용차 시장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제이제이모터스가 출시할 예정인 EV 다마스 비바(VIVA)와 EV 라보 브라보(VRAVO)는 LPG 다마스와 라보 단종으로 생계수단에 애로사항이 생긴 소상공인들을 잠재 고객으로 설정했다.

한승윤 제이제이모터스 팀장은 “EV 상용차 비바와 브라보는 기존 LPG 상용차보다 힘이 2~3배 정도 더 좋다고 보면 된다”면서 “전기차 특성상 바로 최대 토크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출시는 퀵네트워크 등 비바와 브라보를 필요로 하는 거점을 중심으로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바와 브라보는 제이제이모터스의 EV 상용차 플랫폼인 HEXA를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6월 내 환경부 인증을 받은 뒤 9월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비바와 브라보는 △최대 토크 220Nm △최대 적재중량 450kg △1회 충전 주행거리 246km 등 스펙을 갖췄다.

한승윤 팀장은 “EV 모터와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올해 9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EV 버스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한 경험을 바탕으로, EV 상용차 시장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스핀오프 ‘에바’...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로 눈길


김창희 책임연구원이 EV 카트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김창희 책임연구원이 EV 카트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에바는 2018년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의 스핀오프 업체다. 이날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에바’가 선보인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EV 카트) 앞에서 멈췄다. 쇼핑카트처럼 손으로 밀고 다니면서 EV를 충전한다는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이다.

김창희 에바 책임연구원은 “EV 카트 안에 40kWh 배터리와 부품 등이 있어 무게가 760kg 정도 나간다”면서 “이걸 노약자도 쉽게 끌고 다닐 수 있게 근력증강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다”고 말했다.

에바의 EV 카트는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안전 규제로 출시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발열이나 폭발 등 안전 규제 이슈로, 현재는 제주도에서 실증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에바는 오는 2022년 EV 카트 실증사업을 서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EV 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차 충전 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EV 카트가 최근 전기차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용자 사이에 발생하는 충전 시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김창희 책임연구원은 “EV 충전소가 드물고, 충전에 장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타인의 전기차에 꽂혔던 충전건을 무단으로 뽑아 자신의 차를 충전하는 사례들이 있다”면서 “만약 EV 카트가 구비돼 있다면 이런 충전 시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백화점이나 마트 등은 총 전력 제한량이 있어 쉽게 EV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하는데, 대신 EV 카트를 구비해놓는다면 충전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승 체험과 주니어 공학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한 EV 엑스포


나흘간 이어진 EV 엑스포에선 승용차와 상용차·이륜차 등 다양한 EV 기술과 함께 EV 충전기·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한 ‘코스텔’과 ‘대영채비’ 등도 참가해 대한민국 EV 모빌리티의 미래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xEV 주니어 공학교실 △오토 디자인 어워드 전시 △자동차 전문 포토그래퍼 민성필 작가 사진전 △xEV 시승체험 △xEV 특별관을 활용한 현장 스탬프 투어 이벤트 등 관람객을 대상으로 친환경 자동차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EV 엑스포 전시장 맞은편에서 동시 개최된 세계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는 차세대 전지를 비롯한 캐퍼시터, 배터리 소재와 부품, 장비, 어플리케이션 등 배터리 산업의 동향과 비전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EV 업계 관계자는 “실제 친환경 자동차 관계자들을 위한 파트너십 세미나와 온라인 토크 세미나 등도 마련돼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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