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에 매물이 적은데, 대선 이후로 드물게 나오던 매물도 쏙 들어갔어요. 앞으로도 아마 잘 안 나올 겁니다”

29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엘스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29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엘스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약 20년 간 부동산 중개를 해온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잠실엘스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간간이 거래가 있었지만 올해 들어 완전히 끊겼다”며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도 다 거두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국토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잠실 엘스의 매매 건은 2월에 단 2건이 전부였다. 지난해 1~3월 엘스 매매 거래는 총 12건인 것을 고려하면 매물의 씨가 마른 수준이다.

매매거래 절벽은 리센츠, 트리지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리센츠의 경우 이날(29일)까지 올해 4건의 매매거래만 확인됐고, 트리지움은 2월 단 1건의 거래만 성사됐다. 반면 전년도의 경우 1~3월 매매거래 건수는 리센츠 32건 트리지움 15건 매매거래가 있었다.

이러한 매매 절벽 현상은 대선을 사이에 두고 ‘관망세’가 강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 계약된 엘스 전용면적 84.8㎡ 매물은 25억 3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12월 같은 면적 매물보다 1억 이상 가격이 빠졌지만 공인중개사들은 ‘가격 하락’ 추세는 아니라고 봤다.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가뭄에 콩 나듯 거래가 이뤄지는데, 한 두건 가지고 가격 하락이나 상승을 이야기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잠실 아파트는 수년째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상황이라 관망세가 강하다. 집주인들은 가격이 떨어진 거래가 성사돼도 ‘더 오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매 외에도 월세 거래에 집주인과 세입자 간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른 잠실동 공인중개사는 “대단지 아파트 중 기존 세입자가 나가고 새롭게 월세 매물을 내놨는데,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빈집 상태인 매물이 꽤 있다고 들었다”며 “집주인이 월세 내릴 생각이 없으니 그냥 빈 집으로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주인의 경우 크게 오른 보유세를 충당하기 위해 원하는 금액의 월세를 맞춰주는 세입자를 골라 받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잠실 엘스의 경우 지난해 1월 84.8㎡형이 보증금 5억 원에 월 100만 원으로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하지만 1년 뒤인 올해 1월에는 같은 면적 물건이 보증금 7억 원에 월 165만 원으로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달에는 보증금 5천만 원에 월 400만 원의 ‘역대급’ 고가 수준 월세도 계약이 성사됐다.

3월 중 잠실 엘스의 월세(반전세 포함) 계약은 전체 19개 중 8개다. 리센츠의 경우 48개 계약 중 26건이 월세 거래이고, 리센츠는 14건 계약 중 10건이 월세 거래였다. 한 잠실동 공인중개사 대표는 “임대차 3법으로 한 번 거래를 체결하면 4년간 집이 묶이는 상황이니 월세 계약을 더 선호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이른바 ‘임대차3법’ 개편과 관련해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날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현정부에서 임대차3법을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유예기간 없이 도입해 국민의 거주 안전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임대차3법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개정을 위해 민주당을 설득해 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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