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2023년 계묘년(癸卯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어려운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내실을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2일 금융그룹 CEO들의 신년사를 종합하면 2023년 글로벌 경제 환경은 인플레이션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지속되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기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에 금융그룹 CEO들은 금융 본업과 관련한 내실 경쟁력 강화 및 업의 확대를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또한 테크 경쟁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디지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강조했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2023년 시무식에서 '올해의 KB Star 상(賞)'을 수상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2023년 시무식에서 '올해의 KB Star 상(賞)'을 수상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 회장 “지속가능한 내실성장 이뤄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점 신관에서 ‘2023년 시무식’을 열고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 회장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기회의 문도 열려있다”면서 “정부의 금융 규제 혁신 기조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고 사업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 나가자”고 밝혔다. 

성장 전략으로는 ‘지속가능하고 내실있는 성장’을 제시하며 중장기 슬로건인 ‘R.E.N.E.W’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윤 회장은 “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운영모델을 재정립해 나가야 한다”며 “금융업이 본질적인 경쟁력이 ‘자산관리운용’으로 전환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산운용 분야에서의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자”고 했다. 

이어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비금융 사업 성과 창출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디지털과 테크(Tech) 등 비금융사와의 투자와 협업을 확대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윤종규 회장은 “금융플랫폼을 넘어 ‘일상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지배영향력을 확장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가치제안’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질적 전환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대표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과 KB 월렛(Wallet), KB 페이(Pay) 등을 연계할 계획이다. 또한 3T(Traffic·Time-Sharing·Transaction: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오래 머물며 자주 사용하는 킬러 콘텐츠 개발)를 증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그는 “ESG 경영이 실질적 행동과 구체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열사별 실행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ESG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위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회장은 “애자일(Agile·조직의 민첩성) 문화를 전면 확산하고 최고의 인재 확보와 육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변즉생 정즉사...세대교체는 미래 위한 결단”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익과 규모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며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게자 모두의 가치를 키우는 것은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조용병 회장은 ‘밸류업(Value-up) 2025! 리부트(RE:Boot) 신한!’이라는 새로운 중기 전략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한금융의 새로운 중기전략은 그룹사의 조화 속에서 수익과 규모보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우선 조 회장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해야 한다”며 “자본시장과 글로벌 경재력도 세계적인 금융사의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와 디지털 영역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며 “고객과 주주의 기대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창업 정신과 시대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신한문화 대전환 역시 더욱 가속화해 나가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변화하고자 하면 살고, 안주하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의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를 강조하며 “변화 없이는 성장과 도약도 없다”며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미래로 가고자 하는 결단이었다”고 덧붙였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현실 안주 경계...M&A 적극 추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대규모 자산과 역대 최대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업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일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4대 금융그룹, 글로벌 선도 금융회사, 자산관리의 명가, 최우수 외국환은행 등을 바라보며 풍전등화의 현실에도 안도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복잡하고 다양해지는데 정작 우리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나금융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나”며 반문했다.

그는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하나금융이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손님 기반을 비롯한 약점을 보완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위상 강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국내에서 잘하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하여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해 단순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들었다. 함 회장은 “혁신은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손님들이 더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며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주문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속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최우선 전략은 ‘사업 핵심역량 향상’과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고 밝혔다. 

2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목표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은 2023년 7가지 전략과 21가지 세부 과제를 설정했다. 

그는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 보험, 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이미 치열한 경쟁 시장인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CIB, 글로벌 분야는 올해 중요한 승부처다”고 평가했다. 

손 회장은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한다”며 “CIB 분야는 우량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비이자수익은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아 법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전략도 추진한다. 손태승 회장은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그 기능을 대폭 확장해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확실성 대응 리스크관리 강화’와 ‘내부통제 체계 정교화’도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까지는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적절히 비축해야 한다”며 “코로나 여신지원 연장에 따라 건전성에 착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만큼 잠재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 부문과 그룹체계 레벨업(Level-up) 등도 필수 전략으로 꼽았다. 손 회장은 “ 올해 그린카본, 블루카본 사업 등 기후대응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ESG금융 지원 또한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면서 “지난 4년간은 그룹체제 안착이 중요 과제였다면 올해부터는 인사, 조직문화 등 그룹체계도 과감히 혁신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태승 회장은 “모든 임직원들이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비필충천(飛必沖天)’의 기세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력히 돌파해 나가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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