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 넘어 스마트 기기까지 발전하는 ‘홈트’
- 집에 대한 인식·역할 변화...‘집 꾸미기’ 인기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직장인 이혜미(42)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평소 관심이 있었던 오일 파스텔, 이모티콘 제작 등을 배울 수 있는 온라인 강좌를 듣는 것. 그동안 3시간에 가까운 통근시간이 부담스러워 강의 수강을 미뤄왔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취미 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운동을 하는 3040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운동을 하는 ‘홈트레이닝’이 3040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만 있어 지치고 답답했지만, 취미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안에서 여가와 레저를 즐기는 ‘집콕 취미’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세대별로 선호 활동이 나뉘는 가운데, 3040세대에서는 ‘온라인 강좌 수강’, ‘홈트레이닝’, ‘홈퍼니싱’ 등이 대표적이다. 


3040 온라인 강좌 주요 고객층으로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이혜미 씨는 퇴근 후 취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강의로 이모티콘 강의를 듣는다. (사진=이혜미 씨 제공)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이혜미 씨는 퇴근 후 취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강의로 이모티콘 강의를 듣는다. (사진=이혜미 씨 제공)

신한카드의 매출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지난해 3월 취미 플랫폼 사이트(온라인 3곳·오프라인 4곳·소셜 모임 3곳)의 이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8%에 달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40대 남녀가 온라인 취미 플랫폼의 주요 이용자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이용자는 20대와 3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40대 이상 연령층도 취미 플랫폼의 주요 고객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 비해 지난해 3월 40대 남녀 고객 증가율은 각각 97%, 86%에 달했다. 

증가 폭이 가장 큰 취미는 홈트레이닝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자기관리에 투철한 3040세대가 홈트의 중심이 된 것. 실제로 온라인 취미 플랫폼 선두주자 클래스 101에선 홈트레이닝 관련 수강생이 20% 늘었다. 


혼자 운동의 한계 극복...발전한 홈트레이닝


과거에는 다이어트 비디오 등 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홈트가 보편적이었다면, 지금은 IT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 기기를 지니고 정확한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 박경진(32) 씨는 최근 닌텐도 스위치 소프트웨어 ‘링 피트 어드벤처’를 구매했다. 이 상품은 링콘과 레그 스트랩 등을 이용해 몸의 움직임과 힘을 인식해 운동할 수 있는 게임이다. 링 피트는 코로나19로 홈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박 씨는 “영상을 보고 따라 할 경우 내가 정확한 동작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장치를 통해 확인하면서 운동을 하니 확실히 효과가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홈트 은포그래픽. (이미지=스마트홈트)
스마트홈트 은포그래픽. (이미지=스마트홈트)

또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와 LG유플러스가 공동으로 서비스하는 ‘스마트홈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홈트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실시간 관절 움직임을 추출하고, 전문 트레이너의 자세와 비교하는 AI 코칭을 제공한다. 

지난달 기준 스마트홈트의 누적 가입자 수는 전년보다 약 12배 증가했으며, 누적 이용 시간도 315만 분을 돌파했다. 

카카오 VX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앱은 특히 30대에서 4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홈트의 주 이용자층을 연령별로 살펴본 결과 40대가 29%, 30대가 28%, 50대가 13%였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요일은 월요일이며, 저녁 9시경에 가장 많은 이용자가 ‘스마트홈트’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근무환경의 변화...‘홈퍼니싱’으로 지루함 타파 


코로나19로 집에 대한 인식과 역할이 변화하면서 홈퍼니싱(home furnishing·집 꾸미기)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로 인한 홈 오피스 관련 매출이 주목할 만하다.

한샘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5.4%, 236.4% 증가했다. 온라인몰에서는 수납 가구(85%), 식탁(80%), 서재(35%)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7%, 29.2% 증가한 바 있다. 최근에는 홈퍼니싱 시장 성장에 따라 홈퍼니싱 상품군을 중심으로 온라인몰을 개편하기도 했다. 

이정민(37) 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 변화를 주고 싶기도 하고 재택근무하기 더욱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가구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