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수시채용으로 직무 경험 쌓기 선호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직무부트캠프도 인기
“도움은 됐지만 현장에서 큰 효력은 없어”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이효선(26) 씨는 1년간 취업을 준비했다. 이 씨의 희망 취업 직무는 마케팅과 PR직무로, 독학으로 ‘토익’과 ‘포토샵’을 준비했다. 대학 내 활동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고, 부족한 것은 인턴경험과 관련 직종 경력이었다. 장기적인 코로나19로 인해 인턴 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자리도 한정적이었다.

직무 경험? 이젠 돈으로 사겠어

직무자리를 찾기 어려운 MZ세대의 간절함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직무를 경험하겠다는 마음으로 자리 잡았다. 코멘토의 온라인 직무교육 프로그램은 누적 수강생이 1만 명을 돌파했다. 이 씨 또한 유료 직무부트캠프에 참여했다. 현직자를 멘토로 두고 4~5주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청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 스케줄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 현직자를 중심으로 직무 강의, 현업 실무 과제 등 프로그램을 진행해, 실제 현장에서 행해지는 업무를 알 수 있었고, 경험할 수 있었다.

매 주 과제를 수행하며 간접적으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사진제공=이효선)
매 주 과제를 수행하며 간접적으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사진제공=이효선)

이 씨는 “용어나 산업에서 쓰이는 문서를 많이 볼 수 있었고, 과제도 매주 수행해야하니 단시간에 최대의 집중을 쏟으며 배울 수 있었다”며 “멘토가 실시간으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정보들을 보여주면서 문서가 오면 어떻게 해석해서 기사를 쓰면 되는 지 알려주어 많은 현장 경험이 되었다”고 전했다.

대학에서도 취업을 앞둔 4학년을 대상으로 직무 경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만 이 씨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직무 경험 프로그램은 이론으로 배우는 느낌이었다면, 유료 직무부트캠프는 현직에서 행해지는 업무를 과제로 수행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도움이 되었고 기꺼이 돈을 낼 가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다른 직무에 관심이 생겨도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직무 경험을 쌓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도움은 됐지만 아쉽게도 취업현장에서 큰 효력은 없더라고요”

단기간 동안 이루어진 부트캠프는 취업시장에서 인턴 경험보다는 덜 쳐주고, 아직 자체 인지도가 높지 않아 경쟁력도 딱히 없다. 수료증에도 효력이 많지 않다 보니 활동에 큰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 이 씨는 “직무 경험이 간절한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겠지만, 포트폴리오용으로 듣는다면 조금 더 고민하라고 전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실무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 씨는 “현재 콘텐츠 마케터로 취업했는데, 코멘토의 멘토에게 배운 기사 수집 방법을 활용해 타 업체에서 사용하지 않는 자료들을 많이 수집할 수 있었고, 신입인데도 능숙한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익명 전화로 현직자에게서 취업, 이직 팁 얻기

취업 관련 정보는 어디서 얻어야 하는 지, 누구에게 물을 수 있는지 취업을 앞두고 있다면 모두가 고민하는 지점이다. 특히 인맥과 출신 학교 등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아 정보의 비대칭성도 크다. 현직자와 1:1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익명 기반 음성 대화 플랫폼이 등장했다. ‘커피챗’과 ‘묻다’가 그 주인공이다. 취준생은 원하는 대상을 탐색하고 또 음성 대화를 신청할 수 있다. 음성대화를 연결하기 전 필요한 질문지를 작성할 수 있으며 현직자는 질문지를 보고 필요한 대답을 준비해서 음성대화에 응한다. ‘커피챗’은 1회 통화에 20분으로 시간 제약이 있으며 ‘묻다’는 10분 단위로 원하는 만큼 통화시간을 결제해서 이용할 수 있다. 현직자는 재직 중인 직장과 부서, 취준생은 취업을 원하는 분야와 전공 정도의 정보만 공개한다. 소속 외에는 사실상 익명으로 통화에 임하기 때문에 수평적인 관계로 질의응답에 참여할 수 있다.

커피챗은 통화 시간을 5분 남기고 알림이 울린다 (사진제공=김승현)
커피챗은 통화 시간을 5분 남기고 알림이 울린다 (사진제공=김승현)

최근 ‘커피챗’을 사용한 김승현(25)씨는 “지인을 만나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 듯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고 사용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필요한 사람을 바로 연결해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말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쪽지나 메일보다 더 편하게 묻고 생생한 답변을 받은 것 같았다. 통화하다가 15분이 되면 알림이 울리는데, 통화시간을 추가로 구매해서 연장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자세한 후기를 전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사전 질문의 글자 수 제한으로 인해 현직자가 질문을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면 음성 통화에서 전혀 다른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통화 시간 역시 제한이 있기 때문에 도중에 정정하기 어렵다.

이 씨는 “수도 없이 인턴 지원에 떨어지면서 실제 직무 경험을 할 수 없었다. 특히 코로나로 취준생이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자리는 한정적인데, 돈 주고라도 직무경험을 쌓고 싶은 간절함에 유료 직무 경험을 찾는 것 같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유료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좋아지면 나중에는 인턴 자리도 유료나 무임금으로 바뀌지는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관련 정책이 함께 생긴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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