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자들 “숨 가쁘고 미각 감퇴...감기 비교 안돼”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매일 수십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차라리 먼저 걸리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감염도 일반 감기보다 심하게 앓을 수 있고, 후유증까지 발생했다며 호소하는 확진자들이 많다.

3월 초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 씨의 자가진단키트. (사진제공=이모 씨)
3월 초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 씨의 자가진단키트. 이후 PCR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진제공=이모 씨)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0만 7017명으로 연일 수십만명 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전날인 17일에는 62만1328명이 확진돼, ‘숨은 감염자’를 포함하면 확진자 규모가 더 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재택치료에 나선 확진자들은 예상보다 코로나19 증세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3월 초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모 씨(31·여)는 “남편과 두 아이 모두 코로나19에 확진돼 온 가족이 격리에 들어았다”며 “격리기간 내내 강한 인후통으로 고생했고, 누가 마구 때린 것처럼 몸이 아프고 치통까지 와서 혼이 났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다행이 아이들은 증세가 크지 않았지만, 남편과 저는 후유증이 남았다”며 “둘 다 호흡이 기존보다 70%정도 안 되는 느낌이다. 마스크를 벗어도 쓴 것처럼 답답하고 숨이 가쁘다”고 말했다. 이 씨의 남편은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미각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번주 초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에 있는 홍모 씨(33·여)도 강한 인후통으로 내내 고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목에 칼이 들어있는 것처럼 침을 삼킬 때마다 찢어지는 듯 아팠다”며 “단순한 목감기 수준이 아니고, 인후통 때문에 두통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말했다. 홍 씨는 백신을 3차까지 맞은 상태였다.

이달 마찬가지로 온 가족이 확진됐던 이모 씨(29·남)도 인후통과 함께 발열, 근육통, 두통 등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씨는 “며칠동안 열이 심하게 올라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며 “목구멍이 심하게 아프고 가래가 끓어 밤새 기침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일주일 간 기침 증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박모 씨(61·여) 역시 재택치료 기간 동안 인후통으로 고생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목이 심하게 붓고 아파서 말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는데, 완치 후에도 목소리가 계속 갈라진다”며 “남편도 함께 확진됐는데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연구진은 코로나19 완치 후 지속되는 후유증의 원인이 ‘자가면역반응’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6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생명과학부 박지환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후유증의 원인을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밝혀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자가항체가 폐, 신장 등의 조직에서 자가면역반응을 일으켜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자가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 단백질들을 발굴하였고 실제로 이러한 단백질들이 코로나19 환자의 폐조직에서 크게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자가항체란, 외부 세균, 바이러스, 독성 물질등에 대항하여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때로는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특정 조직 또는 신체 기관을 손상시키는 자가항체가 생성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실제 자가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 단백질을 발굴하고 후유증과의 인과관계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제의 개발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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