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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하락·금리상승 여파에 10대 증권사 순이익 42% 줄어 실적 가른 IB...사업구조 다각화로 실적 방어 성공

증시 침체에 증권사 상반기 실적 ‘희비’...하반기는? 

2022. 08. 20 by 이해리 기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증시 침체와 금리 상승의 여파로 대체로 실적이 쪼그라들었지만, 영업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일부 증권사들은 최고 실적을 내며 양분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선 3분기 업황 개선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총순익은 2조 686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 6656억 원)보다 42.4% 줄었다. 


주요 증권사 1년 새 순익 반 토막


증시 하락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감소하고, 금리 상승에 따라 헤지 범위를 넘어선 채권평가 손실 등이 원인이다. 특히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DB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151억 43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79.06%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7.6% 감소한 215억 5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만 보면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 DB금융투자의 2분기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43억 원, 4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2% 감소한 225억 4600만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6억 5500만 원으로 작년보다 95.87% 감소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120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1627억 원으로 전년보다 66.2% 감소했다. 대신증권은 순이익 감소는 2021년 ‘나인원한남’ 부동산투자 대박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의 상반기 순이익도 반 토막 났다. 올해 상반기 교보증권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작년보다 53% 줄어든 425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은 2조 7402억 원, 영업이익은 56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영업수익은 15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1.8%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219억 원, 영업이익은 3159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58%, 58.8% 감소했다. 미국의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채권금리 상승 등 국내외 운용 환경이 악화한 영향이라고 NH투자증권 측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3486억 원, 영업이익은 4188억 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40.3%, 40.5% 줄었다. 채권평가손실만 1000억 원대를 기록하는 등 채권 운용 부진의 여파로 실적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2886억 원, 39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7.9%, 47.7% 줄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도 작년보다 40% 이상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작년보다 50.7% 줄어든 1861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1년 전보다 41.4% 감소한 189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1383억 원, 2498억 원의 순이익을 내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49.8%, 48.8% 줄었다. 


메리츠·현대차·다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선방  


반면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은 IB, 채권, 해외 사업 등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6059억 원, 당기순이익 4606억 원을 거뒀다. 작년보다 각각 29.0%, 29.5% 감소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9.7%, 9.8% 증가한 4408억 원, 57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도 각각 5758억 원, 5943억 원으로 각각 98%, 8% 늘었다. 반기 기준 모두 사상 최대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시장금리 급등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불안정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IB를 비롯한 전 사업 부문에 대응하면서 리스크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369억 원 영업이익은 484억 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14.5%, 17.9% 증가하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11.4% 감소한 881억 원, 당기순이익은 7.4% 줄어든 67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다올투자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1194억 원, 당기순이익 957억 원을 거둬 작년보다 각각 47.6%, 3.2% 늘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금리 인상 악재 속에서도 IB 부문의 성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보수적 관점으로 시장위험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안정성 확보와 회사의 질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반기 환경 개선 예상...작년만큼은 어려워


전문가들은 7월부터 금리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운용 환경이 나아지면서 3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작년만큼 호재를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지난 7월부터 지수 반등과 시장 금리 하락으로 분위기가 일부 반전됐다”며 “상반기 주가 및 실적 급락을 경험한 만큼 3분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급등락하던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7월부터 운용 환경이 나아졌다”며 “국채 3년물 금리는 3.75%까지 급등했다가 3.0%까지 하락했고 현재 3.1%대 부근에서 횡보 중으로, 상반기 내내 적자를 기록했지만 7월 들어 흑자로 전환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증권업을 둘러싼 환경은 나아졌지만, 이익의 드라마틱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2분기 어닝쇼크와 함께 실적은 저점을 지났다는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020년 이전 수준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브로커리지 관련 모멘텀이 부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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