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팩트체크] 70대 이상이 벼농사 제일 많이 짓는다?

2023. 04. 17 by 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2023년 상반기 국회 최대 이슈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논벼 농가를 직접 겨냥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는 ▲ 쌀의 초과생산량 또는 예상치가 3~5% 이상이 돼 가격이 급락하거나 급락이 예상될 때 ▲ 단경기(7~9월) 또는 수확기 쌀값이 평년보다 5~8% 떨어질 때 정부는 초과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해 쌀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충남 천안시의 한 논. (사진=뉴스포스트 DB)
충남 천안시의 한 논. (사진=뉴스포스트 DB)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최종 부결됐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 후 재표결까지 부쳤지만, 본회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가로막혔다. 쌀값 폭락 사태에도 정부가 논벼 농가의 최소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분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주장이 맞붙었다. 

미디어에서도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당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는 민주당 보좌관을 지낸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과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정부 예산을 어떻게 농업에 투입해야 하는지를 두고 토론을 이어갔다.

김 소장은 “농촌 자체가 70세 이상의 한국인들과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돼 돌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을 남겨둬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포함돼 있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으로 벼 재배 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 교수는 “70세 이상 된 분들은 얼마 안 있으면 돌아가시는데, 유지가 되겠냐. 젊은 사람들이 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정부 예산을 양곡 매입이 아닌 다른 부문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포스트>는 토론 과정에서 나온 김 소장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 봤다. 벼농사 종사자 연령대에서 70대 이상 고령층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지 사실 관계를 따져본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고강도 노동을 요구하는 논벼 농업에 70대 고령층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게 사실일까.

대한민국 농촌, 70대 이상이 가장 많아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연령별 농가 인구는 70세 이상이 72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농가 인구의 32.5%를 차지했다. 이어 60대 66만 1천 명, 50대 37만 3천 명, 40대 14만 9천 명, 20대 10만 명, 10대 9만 1천 명, 30대 8만 명, 10세 미만 4만 1천 명 순이다. 농가란 가구주의 생업이 농업인 가구를 말한다.

경영주의 연령이 70세 이상인 가구는 44만 1천 가구로 전체 농가의 42.7%로 가장 많았다. 경영주는 농가에서 가구주 또는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하며 농업 전반을 책임지기 때문에 농민 연령대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60대는 35만 7천 가구로 34.6%, 50대는 17만 5천 가구로 17%를 차지했다. 40대는 5만 가구(4.8%), 40대 미만은 8천 가구(0.8%) 순이다.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7.2세다. 

경영 형태는 논벼 농가가 37.8%로 가장 많았다. 전체 농업 중 벼농사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채소와 산나물은 23.7%, 과수 농가는 16.6%, 식량작물 9.6%, 특용작물 버섯 5.2% 순이다. 벼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 지역은 전라남도다. 전체 논벼 농가의 17.4%를 전남이 차지했다.

지난 2020년 경영 형태별 농가 경영주 연령대 분포. (표=통계청 제공)
지난 2020년 경영 형태별 농가 경영주 연령대 분포. (표=통계청 제공)

국내 벼 재배 종사자 연령대는?

대한민국의 농업은 사실상 70대 이상 고령층이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전체 농가 중 벼 재배 농가가 가장 많았다. 벼 재배 농민 역시 70대 이상이 가장 많을까. 통계청이 5년마다 발표하는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조사에도 농가의 주된 경영 형태는 2021년과 마찬가지로 논벼(39.6%)가 가장 많았다.

특히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는 경영 형태별 농가의 경영주 연령별 분포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60대는 축산과 약용작물, 과수, 화초 및 관상작물을 주로 경작한다. 70대 이상은 논벼와 특용작물 및 버섯, 식량작물, 채소 및 산나물을 주로 다룬다. 논벼 경영주의 연령은 70대 이상이 4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가 30.5%, 50대 16.5%, 40대 5.2%, 40대 미만은 0.9% 순이다. 벼 재배 농민은 70대 이상이 가장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김 소장의 발언은 사실이다. 통계청 농어업통계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논벼 농가 경영주의 연령대 구간을 분석하면 70대 이상이 가장 많다”면서도 “70대 이상 연령대를 구간별로 쪼개면, 논벼 농가 경영주 연령대는 60대가 가장 많다. 70대는 그다음이다. 70대 이상 고령층을 한꺼번에 묶으면 이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검증 결과]

사실. 대한민국 논벼 농업 종사자는 70대 이상이 가장 많다.

[참고 자료]

국회의안정보시스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023년 4월 4일 자 방송분

2021년 농림어업조사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

통계청 농어업통계과 관계자 전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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