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s Pick

어린이 정서 발달 위기...초등 고학년 70% “학교서 여전히 마스크”

2023. 05. 04 by 이별님 기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어린이들 상당수가 의무 조치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현장에서는 어린이들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과 서울지부 초등위원회는 전국 초등학생 4~6학년 171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어린이 생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어린이 70.2%는 학교 실내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교내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는 학생은 29.8%에 불과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해서’다. 마스크 착용 어린이 53%가 응답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19.5%)와 ‘내 얼굴을 친구들이 보는 게 불편해서’(10.9%)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에 걸릴까 봐 두려워서’ 마스크를 쓴다고 답한 어린이는 10.9%에 불과했다.

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어린이들 중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대화를 시도하는 학생은 10명 중 3명뿐이었다. ‘그냥 참는다’와 ‘말하지 않는다’ 등 갈등 해결을 사실상 포기한다는 답변은 각각 24.4%, 10.5%를 차지했다. 

문태주 초등교육과정모임 대표는 “아이들이 마스크 뒤에 숨으려고 한다. 원격 수업 장기화로 온라인 소통과 익명성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3년 동안 지체된 초등학생들의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나리 월촌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지, 표정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것이 이전에 비해 늘었다”며 “겸연쩍어서 웃는 것을 이해 못 하고 놀렸다고 생각해 다툼이 발생한다”고 교육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