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가마솥 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땡볕 아래에서 복무 중인 우리 국군 장병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에서는 폭염과 같은 기상특보 발효 시 장병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법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4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특보 발표 시 일선 지휘관과 군 지휘부가 장병들의 건강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육·해·공군에서 온열질환으로 의료시설에 후송된 장병 수는 348명이다. 연평균 11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 추세라고 양 의원은 설명했다.

이상기후로 장병 건강 문제가 심각해지자 군에서는 2018년부터 폭염과 한파를 자연 재난에 포함하고, 대응 지침을 예하 부대에 정기적으로 하달해 왔다. 하지만 법적 근거 없이 지침과 지시를 통해서만 대응해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폭염이나 한파 등의 기상특보가 발표되는 경우 각 부대의 지휘관은 작전에 제한이 없는 선에서 장병들의 건강을 위한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각 군 참모총장 및 해병대 사령관은 이상기후 관련 대책을 수립 및 시행해야 한다.

양 의원은 “기후위기로 이상폭염과 한파가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장병들의 건강 관리가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이상기후에 대비한 장병 건강관리체계가 하루빨리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은 양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설훈 의원도 발의했다. 설 의원은 폭염이나 한파 등으로 기상특보가 발표될 시 외부활동 제한 또는 적절한 휴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설 의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산업재해 피해자가 152명인 것과 비교해 폭염 피해를 입은 장병들의 수는 같은 기간 610명으로, 산업재해 피해자보다 4배나 더 많다고 지적했다.

작전에 제한이 없는 선에서 장병 건강을 위한 조치를 하는 양 의원의 개정안과 달리, 설 의원의 안은 기상특보 발표 시 작전 임무 수행을 제외한 외부활동을 제한했다. 임무 수행을 하더라도 적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아울러 국방부 장관이 폭염과 한파 등에 대비해 군인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명시했다. 국방부 장관을 포함해 합참의장,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에게도 이상기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양 의원의 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설 의원은 “주로 야외에서 훈련과 작업을 해야 하는 장병들도 폭염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장병들이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장병들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전투력 손실에도 지장이 크기 때문에 군에서도 폭염 대비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