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트롤

34개국 550여개 업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KF-21 첫 공개, K-2 전차‧K-9 자주포 등 지상 장비 전시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곡예 비행에 탄성도

[서울 아덱스] '美공군도 넋놓고 바라본 블랙이글스'...K-방산 위상 한눈에

2023. 10. 19 by 강대호 기자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KF-21이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했다. 한국 기술로 만든 4.5세대 전투기인 KF-21은 아직 시험비행이 진행 중인 시제기이지만 전 세계 방산업계 관계자 앞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23’에서다.

10월 18일 서울 ADEX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곡예 비행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10월 18일 서울 ADEX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곡예 비행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 ADEX 2023

서울 ADEX(Aerospace & Defense Exhibition)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이하, 서울 ADEX)’를 말한다. 1996년에 개최한 ‘서울 에어쇼’가 그 시작이고, 2009년부터는 서울 ADEX가 되어 공중과 지상은 물론 우주를 포괄하는 종합 방위산업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격년으로 열리는 서울 ADEX는 올해 34개 나라에서 550개 업체가 참가했다. 주최 측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의 서울 ADEX에는 28개 나라에서 440개 업체가 참가했었다. 이렇게 규모가 커지고 해외의 관심이 폭증한 건 방위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유럽의 긴장이 높아지자 한국 무기가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전쟁 인접 국가인 폴란드에서 한국이 개발한 K-9 자주포와 K-2 전차, 그리고 FA-50 전투기를 대규모로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양도한 폴란드의 방위 공백을 신속히 메워줄 수 있는 게 한국에서 개발한 장비들이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개막 전날인 16일에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는 기자들로 붐볐다. 기자는 2021년 아덱스에도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었는데 그때 분위기와는 크게 달랐다. 프레스 출입증 받는 줄부터 무척 길었고 주위에서는 다양한 외국어가 들렸다. 미국에서 왔다는 한 사진기자는 영국이나 싱가포르의 에어쇼는 매번 갔었지만 아덱스에는 처음 와봤다고 했다. 

지난 16일 서울공항에서 서울 ADEX 2023 프레스데이가 열렸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지난 16일 서울공항에서 서울 ADEX 2023 프레스데이가 열렸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기자 설명회에서 이종호 공동운영본부장은 “서울 ADEX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며 “서울 ADEX가 세계 3대 에어쇼로 도약할 여건을 조성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설명회 후에는 개막식 리허설 비행이 진행됐다. 한국 공군의 거의 모든 항공기가 공중 분열에 참여했는데 주한 미군 공군 항공기들도 함께 편대를 이뤄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했다. 이때 한국 기술로 만든 KF-21 전투기가 모든 항공기의 선두에서 날았다. 마치 다른 항공기들을 지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항공기와 지상 장비가 선보인 야외전시장

프레스데이에 참석한 기자들이 안타까워한 점이 하나 있었다. KF-21이 비행하는 모습은 볼 수 있었지만, 지상에서 실물 기체를 볼 수 없었던 탓이다. 서울 ADEX 관계자는 KF-21은 개막식에서 공개될 계획이고, 전시회 기간에 지상 전시와 비행을 병행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18일(수)에 다시 방문한 서울 ADEX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서울 ADEX는 10월 17일(화)부터 22일(일)까지 열리는데 금요일까지는 방산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시하고, 주말에는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서울 ADEX가 열리는 서울공항은 원래 공군 기지다. 그래서 공군 기지의 활주로 중 하나를 야외전시장으로 만들었다. 광활한 야외전시장에는 항공기 등 공중 장비는 물론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 장비가 전시되고 있었다. 주최 측 자료에 따르면 항공기는 47종 55대가, 지상 장비는 40종 40대가 야외전시장에서 선보였다.

특히,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미군의 항공기와 지상 장비도 다수 참가하고 있다. 눈에 띄는 장비로는 현존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로 꼽히는 F-22와 초고도 정찰기인 U-2가 있는데 지상에서 전시되는 한편 시범 비행에도 나서고 있다. 

두 명의 조종사가 KF-21 비행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두 명의 조종사가 KF-21 비행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관심이 쏠리는 항공기가 있었다. 한국에서 개발한 4.5세대 초음속 전투기인 KF-21이었다. 언론 등을 통해 영상으로 공개된 적은 있지만 대중들 앞에 실물 기체가 선보인 건 서울 ADEX가 처음이다. KF-21은 안전선 안쪽 멀리 있었지만, 그 위용을 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KF-21을 개발한 KAI(한국항공우주)는 시제기를 여섯 대 만들었다. 시제기 중 네 대는 1인승으로, 4호기와 6호기는 2명이 타는 복좌기로 제작했다. 서울 ADEX에 전시된 건 6호기였다. 그래서 두 명의 조종사가 비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현역 공군 조종사가 아닌 KAI 소속 시험비행사들이었다.

KF-21이 활주로로 향하고 있다. 전방석 조종사가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KF-21이 활주로로 향하고 있다. 전방석 조종사가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시범 비행을 마친 KF-21이 전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시범 비행을 마친 KF-21이 전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KF-21은 전시 공간을 빠져나와 활주로로 이동했다. 두 개의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느껴졌다. 서울공항 상공으로 날아오른 KF-21은 단순히 비행하는 모습만 보여준 건 아니었다. 수평 급선회 기동이나 배면비행 등 곡예비행에 가까운, 아직 시험비행이 진행 중인 전투기라고는 믿기지 않는 고난도의 기동을 선보였다.

KF-21 시범 비행 후에는 한국 공군 특수비행 팀 ‘블랙이글스’의 비행이 이어졌다. 블랙이글스가 타는 T-50B 항공기 또한 한국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다. 이 기체를 토대로 만든 FA-50은 인도네시아와 폴란드 등 6개 나라에 수출했다. 지상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공군 장병들도 블랙이글스의 곡예비행을 넋 놓고 바라봤다.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서울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서울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 ADEX는 공중 장비는 물론 지상 장비도 전시하고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가 전시된 상공으로 블랙이글스의 곡예 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 ADEX는 공중 장비는 물론 지상 장비도 전시하고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가 전시된 상공으로 블랙이글스의 곡예 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한국의 국방부는 ‘포방부’라는 별칭이 있다. 그만큼 포병 전력 구축에 진심이라는 뜻이다. 덕분에 세계에서 손꼽는 전차와 자주포를 개발했다.

그중 K-2 전차는 폴란드에 수출됐고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수출을 협상 중이다. 3.5세대 전차인 K-2 전차는 노르웨이가 신형 전차 도입할 때 독일 전차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를 만큼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고 한다.

특히 K-9 자주포는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48%(572문)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인도, 튀르키예, 폴란드 등 9개 나라에 수출했고, 여러 나라와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서울 ADEX 야외전시장에 가면 최신 전투기뿐 아니라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세계적 포병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지상 장비들을 볼 수 있다.

K방산의 입지를 보여주는 서울 ADEX

서울 ADEX의 야외전시장 못지않게 실내전시장도 관람객으로 붐볐다. 특히 세계 방산업계의 뜨는 별이 된 국내 대기업 계열사의 부스가 더욱 복작이는 모습이었다. 이들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출 상담 일정이 촘촘히 잡혀 있다고 했다. 일정이 넘쳐 전시회 이후에도 일정을 잡아야 할 정도라고도 했다.

실내전시장에는 외국의 주요 방산업체가 부스를 꾸렸고 미국, 프랑스, 인도 등은 국가 차원의 부스를 열기도 했다. 한국의 방산업체 중에는 일반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방산업계에선 유명한 총탄 제조업체나 총기 개발사의 부스도 있었다. 

그리고 국내 방산 스타트업들도 부스를 차렸다. 위성이나 발사체 등 우주 관련 기술이나 무인 이동체 관련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었다.

오는 21일(토)과 22일(일)은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다. 주말이라 관람객이 많이 몰릴 거로 예상된다. 서울 ADEX 주최 측은 이번 주말 모란역과 판교역에서 서울공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ADEX에 가면 왜 한국이 전 세계 방위산업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울 ADEX 2023 실내 전시관. 국내외 많은 관람객이 한국 방산업체의 부스를 찾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 ADEX 2023 실내 전시관. 국내외 많은 관람객이 한국 방산업체의 부스를 찾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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