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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9개 품목 용량 줄어...평균 12%↓ 정부, 용량·성분 고지 안할 시 과태료 부과 시사

"핫도그 하나 어디갔지" 슈링크플레이션 사실로…어떤 제품?

2023. 12. 14 by 홍여정 기자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제품의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여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 정부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정부는 이러한 꼼수 인상 업체에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 (사진=뉴시스 제공)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 (사진=뉴시스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전날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총 17개 상품(9개 품목)에서 평균 12% 용량이 줄어들었다. 우선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3개 품목)의 용량이 줄었다.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210g, 130g)의 용량이 각각 9.5%, 7.7% 줄어들었다. 다만 바프는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에 공지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비엔나(2개 묶음, 640g)은 12.5% 줄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20매(400g)와 15매(300g)은 모두 10%씩 감소했다.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내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지난달 23일부터 12월 8일까지 접수된 53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연새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1000ml, 200ml)가 올해 10월 10%씩 줄어드는 등 9개 상품(2개 품목)에서 용량이 줄어들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는 자사몰 홈페이지 ‘연세shop’에 용량 변경을 안내했다.

이 외에도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스틱 7개(멘토립터스 등 7종)이 올해 3월 17.9% 줄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언론보도를 통한 슈링크플레이션 의혹 제품도 추가로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10%↓) △해태 고양만두(8.9%↓)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묶음, 1.3%↓) △제일제당 숯불향 바비큐바(17.9%↓) △풀무원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20%↓) 등 9개 식품의 용량이 줄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 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은 향후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내년부터 식품 및 생필품의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업들이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꼼수 인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도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계 부담 증가 등 사회적 문제라고 보고 제재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등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생활필수품의 용량·가격·성분 변경 사항을 포장지나 홈페이지에 고지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변경 고지를 하지 않는 기업은 제품당 최대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 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는 단위가격 표시제도 범위를 넓힌다. 현재 단위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84개 품목에 즉석조리식품류·컵라면·위생용품 등이 추가된다. 추후 온라인까지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표시 의무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가격 변화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제품 포장지의 용량 표시를 ‘변경 전 용량→변경 후 용량’으로 표기하도록 관련 고시가 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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