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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충당금 산정 체계 운영 미흡...'경영유의' 조치  4대 은행 중 대손충당금적립비율 가장 낮아 2022년 이후 리딩뱅크 경쟁서 뒤처져...3위 기록

신한은행, '리딩뱅크 탈환·충당금 강화' 전략은

2024. 02. 01 by 이해리 기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일부 은행에 대손충당금 산정체계를 강화하라는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면서 은행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충당금 적립 외에도 상생금융 비용 반영 등의 영향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다. 특히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이 낮아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은행)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광주·대구·경남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에 대손충당금 산정 체계를 미흡하게 운영했다고 지적하며 '경영유의' 조치를 부과했다.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산정하기 위한 기대신용손실 추정 과정에서 부도율(PD)과 부도 시 손실률(LGD) 등을 추정해 사용하고 있는데, 금감원은 이들 지표가 최근 실측치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부실 위험 확대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대손충당금이 과소 산정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금감원은 "부도율 등이 최근 실측치보다 낮지 않도록 추정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미래 거시경제 변화를 예측하는 미래전망 예측 모형의 적정성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시중은행 중 상대적으로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낮은 신한은행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2023년 9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96.3%로 전 분기(206.2%)보다 9.9%포인트(p)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각각 227.7%, 234.5%, 239%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순이익 대비 충당금 적립률도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30%대를 기록하고 있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예상 순이익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우리은행 43.7%, 하나은행 41.5%, KB국민은행은 41.4%, 신한은행 38.1% 순이었다. 

신한은행의 지난 2023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5991억 원으로 KB국민은행(2조 8554억 원)이나 하나은행(2조 7664억 원)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다. 2018년 연간 실적 1위를 기록한 이후 2022년까지 국민은행을 제치고 하나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경쟁했지만 3위로 밀렸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리딩뱅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금융 당국은 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실적과 배당에 미칠 영향까지 살피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단계적인 충당금 적립 강화를 요구하며 "단기성과에 치중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과 스트레스완충자본, 특별대손준비금 등 이른바 '자본확충 3종 세트'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제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당분간 은행권이 더욱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상생금융 비용이 일부 반영돼 당기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하게 유지 중이며,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를 통한 고정이하여신 감소로 4분기에는 커버리지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 개선될 예정"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충당금 적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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