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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출혈경쟁 피하고 규모는 키우고 해외수주 1위 국가 미국, 제조사 현지공장 물량 대부분 삼성물산 1위 수성했지만...해외수주 40% 차지한 현대

해외로 살길 찾는 건설사들...현대건설·현대엔 쌍두마차

2024. 02. 01 by 이상진 기자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지난해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PF 위기, 미분양 사태 등 국내 부동산 시장 한파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기할 만한 것은 사우디와 UAE 등 중동지역 릴레이 수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국가별 해외건설 수주 순위에서 역대 최초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해외수주, 토목 줄고 산업설비 늘고...‘알짜’ 선별수주 경향 


1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333억 1390만 달러(한화 44조 4400억 원)였다.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규모로, 이는 지난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알짜 사업’ 선별 기조도 돋보였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현지 기업들과 출혈 경쟁을 해야 하는 철도와 도로 등 토목 분야 수주를 줄이고, 산업설비와 건축 등 고부가가치 분야 수주를 늘렸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를 공종별로 보면 △산업설비(157억 8422만 달러) △건축(121억 4904만 달러) △토목(18억 9625만 달러) △전기(17억 9976만 달러) △용역(16억 6655만 달러) △통신(1815만 달러)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산업설비 20.4% △건축 40.3% △토목 –67.5% △전기 38.8% △용역 –15.4% △통신 –82.3% 등 변동이 있었다.

지역별 해외수주 규모는 중동(114억 3473만 달러, 26.7%↑)과 태평양·북미(103억 1168만 달러, 127.3%↑), 중남미(14억 6620만 달러, 142.5%↑) 순이었다. 태평양·북미와 중남미 지역의 해외수주가 크게 늘었는데 이는 미국과 UAE, 사우디, 리비아 등 국가의 수주 증가 때문이다.

문제는 국가별 수주 성격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UAE와 사우디, 리비아 등 중동지역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와 자푸라 가스 플랜트, S4 담수화 양허사업 등 알짜 수주다. 

반면 미국 수주는 대부분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에 따라 현대차 등 국내 제조사들의 현지 생산설비 물량이다. 다만 국내 제조사 현지공장 수주 물량은 향후 미국 시장 진출 시 트랙레코드 확보 측면에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국가별 해외수주 순위는 △미국(99억 8300만 달러) △사우디(94억 9200만 달러) △대만(15억 1300만 달러) △카자흐스탄(10억 1200만 달러) △나이지리아(8억 8800만 달러) △UAE(8억6900만 달러) △리비아(8억 2300만 달러) 순이었다.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 신규 해외수주 1등 공신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해외수주는 149억 683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1.4% 늘었다. 건설사들의 알짜 수주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주요 신규 수주를 이끌었다.

지난해 6월 24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지난해 6월 24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사우디 물량이 많았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그해 최대규모의 해외수주였던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PKG1(29억 4000만 달러) 공사를 수주했다. 이외 현대건설은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PKG4(21억 3600만 달러, 2023년 6월) △사우디전력공사 송전공사 물량(1억 4500만 달러, 2023년 7월) △자푸라 가스 플랜트 2단계 확장 공사(23억 6900만 달러, 2023년 12월) 등 신규 수주 실적을 거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는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자푸라 가스 플랜트 물량을 제외하면, 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과 HMGMA 현대글로비스 공장 등 미국 내 현대차그룹의 현지공장 물량으로 실적을 채웠다.

지난해 현대건설의 해외수주는 69억 4200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63만 7900만 달러로 양사의 해외수주 실적을 합하면 133억 달러를 넘어선다.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의 40%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해외수주 71억 5300만 달러(점유율 21.5%)를 거둬 실적 1위는 수성했지만,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점유율 순위는 △삼성물산(17.4%) △현대건설(8.7%) △현대엔지니어링(11.0%) 순이었다.

한편 삼성물산과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 이외 지난해 국내 주요 건설사 해외수주 실적은 △대우건설(16억 8600만 달러, 점유율 5.1%) △GS건설(9억 6900만 달러, 점유율 2.9%) △DL이앤씨(7억 4400만 달러, 점유율 2.2%)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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