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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협이 주인되는 중앙회 만들 것" 포부 밝혀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1중앙회 1지주' 공약 눈길

출범 앞둔 '강호동號 농협'...혁신 위해 넘어야 할 산은

2024. 02. 07 by 이해리 기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최근 206만 명의 조합원을 이끌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당선됐다. 강 신임 회장이 중앙에 집중된 권력 구조를 분산해 '지역 중심'으로 회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농협중앙회에 혁신의 바람이 불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지난 1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지난 1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결선투표 접전 끝에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당선됐다. 

강 당선인은 지난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해 약 40년간 농업·농촌 분야에서 일했다. 2016~2020년 농협중앙회 이사를 맡았으며 이외에도 농협경제지주 이사, 상호금융 소이사회 이사, 농민신문사 이사를 지냈다. 2006년부터 율곡농협 조합장을 5선째 맡고 있다.

강 신임 회장은 당선증을 받고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협중앙회 본관. (사진=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본관. (사진=농협중앙회)

금융권에서 주목하는 강 당선인의 공약은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와 중앙회와 경제지주의 통합 부문이다. 

농협은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를 통해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로 나눠졌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거느린 '금융지주'와 하나로유통과 농협홍삼 남해화학 등을 보유한 '경제지주'를 아래에 두고 있다. 두 지주 모두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중앙회와 경제지주가 분리돼 있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경제지주가 사업영역이 겹치는 지역 농협과 경쟁하는 등의 문제도 제기돼 왔다. 당초 농협경제지주는 농·축산물 유통과 도매, 영농자재 공급 등을 고도화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돼 온 것이다.  

이에 강 당선인은 농협 혁신을 통해 2금융권인 지역 농협을 1금융권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먼저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추진한다. 현재 상호금융 부문은 농협중앙회에 종속된 사업 부서지만, 대표이사를 별도로 두고 있다. 상호금융을 농협중앙회에서 독립한 후 상품 개발과 인력 운용을 전문화할 계획이다. 

또 중앙회가 경제지주를 흡수하고, 지주는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을 가진 금융지주만 둘 예정이다. 현재의 '1중앙회 2지주' 체제를 '1중앙회 1지주' 체제로 바꿔 조직 효율화에 나선다.

다만, 상호금융 독립법인화와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를 개편을 추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상호금융 분리를 위해선 15조 원가량의 자본이 필요한 데, 2020년 결산 기준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은 13조 3400억 원으로 자본금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을 개정이 필요해 국민적 지지와 함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동의도 이뤄져야 한다. 

한편, 강 당선인은 지역 농·축협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중앙회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조합원을 위한 요양병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녀 '농민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농협중앙회의 자산 규모는 약 145조 원이며 계열사는 32개에 달한다. 

강 당선자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총회일 다음 날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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