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Pick

DGB대구은행, 지난 7일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 지역은행 이미지 탈피 위해 'iM뱅크'로 사명 바꿔 과점 체제 영향은 회의적...깨기는 역부족 시선도

'iM뱅크'로 재탄생 대구은행...갈 길 먼 '과점 깨기'

2024. 02. 16 by 이해리 기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이르면 다음 달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 당국의 본인가를 받으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에서 대구은행이 시장을 흔들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DGB대구은행)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다. 대구은행은 이미 인적·물적 설비 등을 갖추고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어,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고 본인가를 바로 신청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 당국이 2023년 7월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자 전환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표명하고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신설했으며, DGB금융지주와 함께 '시중은행전환 TFT'를 구성해 시중은행 전환 후의 사업 계획 등을 수립했다.

업계에선 대구은행이 자본금 등 시중은행 인가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소 자본금 1000억 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산업자본 보유 한도 4% 등 주요 인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하면 지방은행 최초로 전국 단위로 영업을 펼치는 시중은행으로 탄생하게 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새롭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바꾸고,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인터넷은행의 디지털 접근성과 비용 효율성에 더해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추겠다는 포부다.

또한 기존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해 소비자들에게는 대출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현재는 채권 발행 시 시중은행과 동일한 신용 등급임에도 지방은행 디스카운트가 적용돼 약 0.25%포인트 높은 금리를 내고 있었다. 

또한 기존 경상도와 수도권, 6대 광역시와 세종시로 제한된 영업지역을 전국 17대 광역단체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면 영업점을 지방은행이 없는 지역, 타 지방은행의 영업권까지 확장할 수 있다"면서 "시중은행이라는 타이틀이 사업성을 확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조달금리 하락 효과를 가져오고, 전국구 영업에 따른 성장 여력 또한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금융 당국이 기대하는 은행의 과점 체제를 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시중은행들의 과점 체제는 상당히 공고한 편이다"며 "시중은행 전환 시 초기에 투입돼야 할 대규모 자금 등에 대한 부담이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마켓셰어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혁신적인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영향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가능성 자체로만 본다면 높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