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2024년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은 전 국민의 응원을 받으면서 땀과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과거 올림픽에서도 수많은 메달을 안겨준 양궁 경기는 '효자 종목'으로 여겨지며 대회 시작 전부터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파리에서도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전관왕 석권'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며 국민들의 환대를 받았다.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경기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4일까지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남녀 선수 3명 등 총 6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은 남녀 선수들이 각각 따로 치렀다. 혼성 단체전에서는 남녀 선수 1명씩 한 팀을 이뤄 출전했다. 남녀 개인전 경기에는 6명의 선수 모두가 참가했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면서 압도적 성과를 거뒀다.
남자 양궁 대표팀의 김우진 선수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대한민국 하계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단일 대회 3관왕을 차지한 남자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여자 양궁 대표팀에서는 임시현 선수가 3관왕을 거머쥐면서 2021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단일 대회 3관왕을 이룬 안산 선수의 뒤를 이었다. 이우석 선수는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남수현 선수는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맹활약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돌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석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메달 개수를 줄였다는 주장이다. 거리마다 경기가 있어 한 사람이 여러 메달을 따낼 수 있는 수영, 육상과는 달리 양궁에서는 거리별 종목을 없앴다는 것이다. 경기 수가 감소하니 따낼 수 있는 메달 수도 감소했다는 이야기다.
세계 최강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해 올림픽 양궁 경기 메달 수를 줄였다는 온라인상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뉴스포스트>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봤다.
올림픽 양궁 역사와 대한민국
양궁의 유래는 기원전 2만 년 경 인류의 활쏘기로 시작한다. 인류는 기원전부터 활과 화살을 만들어 사냥을 해왔다. 역사가 복잡해지면서 활과 화살은 전쟁과 전투의 주요 무기가 됐다. 활과 화살이나 쏘는 방식에서 동서양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틀은 유사하게 발전해 왔다. 화약과 신무기의 등장은 활과 화살을 더 이상 무기가 아닌 스포츠로 남을 수 있게 했다.
양궁 경기는 근대 올림픽에서도 치러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양궁은 1900년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했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과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양궁 경기가 치러졌다. 하지만 1920 안트베르펜 올림픽 이후 52년 동안 양궁 경기는 치러지지 않았다가, 1972년 뮌헨 올림픽이 돼서야 다시 도입됐다. 뮌헨 올림픽 이후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양궁 경기는 공식 종목으로 남았다.
올림픽 양궁 경기는 세계양궁연맹이 주관하고 있다. 세계양궁연맹 따르면 양궁 경기가 재개된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는 남자 개인전과 여자 개인전으로 치러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이 추가될 때까지 양궁 경기는 개인 종목에서 두 개의 금메달이 수여됐다. 서울 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획득할 수 있는 메달 수는 4개로 늘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이 도입돼 메달 개수는 총 5개가 됐다.
온라인상의 주장과는 달리 양궁 경기 메달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1984년 LA 올림픽까지 양궁 경기는 남녀 선수를 합해 총 2개의 메달 획득만 가능했다. 88 올림픽 때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까지 메달은 4개를 유지했고,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메달 개수는 늘었었다. 덕분에 대한민국 선수들이 받을 수 있는 양궁 메달 수는 느리지만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의 올림픽 업적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선수가 첫 메달을 따낸 것은 1984년 LA 올림픽부터다. 서향순 선수가 여자 개인전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김진호 선수가 동메달을 따냈다. 단체전이 도입된 88 올림픽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메달 '싹쓸이' 기록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박성수 선수가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의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자 양궁 단체전은 1988년부터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40년 동안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김우진 선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년 도쿄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 2024년 파리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금메달 5개 최다 우승 선수로 기록됐다. 또한 우리 대표팀은 2016년과 2024년에 모든 종목을 석권했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뛰어난 실력과 업적을 견제하기 위해 메달 개수를 줄였다는 온라인상의 주장은 명확하게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체계적으로 양궁 경기가 도입된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남녀가 평등하게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수확한 이후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약 40년 동안 한국 양궁 대표팀의 업적은 매번 성장해 왔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 때부터이다. 양궁 경기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도입된 이후 경기 수가 줄지 않고,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을 추가하면서 늘어났다. 우리나라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해 메달 수를 줄였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참고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