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건강

- 마스크로 입냄새 악화한 게 아니라, 맡지 못했던 냄새 맡게 된 것 - 자주 물 마시고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입냄새 없애는 데 도움 - 구강 노출 두려운 코로나19 시기지만, 치과 치료는 적시에 받아야 - ‘양치질로 코로나19 막는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

[백세건강] 고영경 교수 “마스크 속 냄새 정체? 몇 배 농축된 자기 입냄새”

2020. 11. 12 by 이상진 기자

2017년 통계청 생명표는 우리나라에서 2017년에 태어난 출생아가 평균 82.7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OECD 평균보다 여자는 2.4년, 남자는 1.7년이 더 높았다.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기대수명 선진국’인 것이다.

특히 통계청은 암과 뇌혈관, 심장질환만 제거해도 기대수명이 6.8년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각종 질환은 수명에 더해 삶의 질과도 관련된 중요한 사안. 이에 본지는 100세 시대 도정을 위협하는 질병을 예방하고, 우리의 건강한 삶을 좀먹는 질환의 치료법을 알려주는 <백세건강> 시리즈를 기획했다. -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마스크를 쓴 뒤 입냄새가 심해졌다는 분들이 계신데요. 사실은 없던 입냄새가 새로 생긴 게 아니라, 마스크 쓰기 전에는 맡지 못했던 입냄새를 맡게 되신 겁니다. 그것도 몇 배 농축한 자신의 입냄새를요. (웃음)”

지난 2월 말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치과 질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마스크를 쓴 뒤 입냄새가 심해졌다”, “입과 코를 노출해야 하는 치과를 방문하기 두렵다” 등 치과 질환과 치료를 놓고 불안감이 늘어나고 있다.

고영경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12일 “입냄새는 새로 생긴 게 아니라, 자신의 입냄새가 마스크 밖으로 퍼지지 못하면서 맡게 된 것”이라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입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과를 방문하기 두려운 시기지만, 마스크를 벗고 있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면서 필요한 치료는 적시에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스포스트> 고영경 교수에게 코로나19 시국을 맞아 치과 질환과 치료법, 치과와 관련된 코로나19 예방법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고영경 교수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입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고영경 교수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입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코로나19로 마스크가 필수재가 된 것 같은데요. 마스크 착용 이후 입냄새가 생겼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스크로 입냄새가 새로 생겼다거나, 악화했다기보다는 그동안 맡지 못했던 자신의 입냄새를 맡게 됐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본래 입냄새를 몇 배 농축한 냄새를요. (웃음) 마스크 착용으로 구강 세균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데요. 타액과 숨에 포함된 물질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바깥으로 퍼지지 못하고 마스크 안에 모이면서 진해지는 거죠.”

▶입냄새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물을 자주 마시는 게 도움이 되는데요.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입냄새(구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휘발성 황화합물이 구취에 기여하는 부분이 큰데, 입안이 마른 상태에선 이 화합물들이 타액에 녹아 있지 않고 발산돼 나오니까 구취가 심해지는 거죠. 그렇다고 수분 섭취를 당분이 있는 물로 하시면 안 됩니다. 치아우식증(충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스케일링 받는 게 입냄새 예방에 도움이 될지요?
“물론입니다. 입냄새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치은염이나 치주염, 그리고 치아우식증(충치)인데요.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치아와 치은 주변에 쌓인 치태와 치석(구강 세균과 그 부산물)을 제거하면 입냄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년에 2번 정도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1년에 몇 번을 받아야 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른데요. 구강이 건강하고 구강 청결을 깨끗하게 유지하시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 1년에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여기서 노력은 적절한 칫솔질과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치아와 잇몸이 무척 건강하고 관리를 잘 하시는 분이면 2~3년에 한 번만 받으셔도 될 수 있지만, 개개인의 적절한 스케일링 간격은 치과에 내원해 정하시면 좋겠습니다. 반면, 치주질환을 앓는 분들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스케일링 받길 추천드립니다.”

고 교수는 코로나19 시기에도 필요한 치과 치료는 적시에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픽사베이)
고 교수는 코로나19 시기에도 필요한 치과 치료는 적시에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입과 코를 노출해야 하는 치과 방문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코로나19 시국 치과 치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타인과 마주쳤을 때 입과 코를 노출하기 두려운 시기인 것은 맞습니다. 치과 종사자나 치과에서 마주친 다른 환자가 이후 확진자로 밝혀지는 상황도 있을 수 있겠죠. 반대로 치료가 필요한데 치과에 가지 않았을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치아를 상실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치아 건강을 복구하는 데 많은 비용과 노력, 시간이 들어갑니다. 치과에 방문해서 마스크를 벗고 있는 시간을 줄이고 필요한 치료를 적시에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인이 호흡기질환 증상이 있다면 절대 치과 방문을 하시면 안 되고요.”

▶소독 등 위생관리가 잘 된 치과만 골라서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코로나19 시국이 아니더라도 위생관리가 잘 되는 치과를 가셔야 합니다.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치과는 없다고 믿고 싶은데요. 만약 있다면 큰 문제고 개선돼야죠. 치과 위생 부분에 의문이 있으시면, 방문하신 치과에 꼭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영국 브리스톨대 명예교수인 마틴 애디 치과의사는 “외출하기 전 2분 정도 양치하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데요. 신뢰할 수 있는 얘긴가요?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고,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치약에 있는 항균 성분이 구강 내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감염에 저항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보입니다만, 치약 내 어떤 성분이 어떤 작용을 할지 구체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도움이 되는 성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성분이 구강 내에 남아 있으려면, 물로 치약을 헹구지도 말고, 우리 입에서 침도 분비가 안 돼야 말이 되겠지요.”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치과 질환과 예방법, 치료법을 말씀해주신다면.
“풍치(치주질환)와 충치(치아우식증)는 입안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이 두 가지 질환은 모두 구강 내 살고 있는 세균들에 의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가지 질환 모두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당분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이를 썩게 하는 세균들은 당분이 있어야 활동하거든요. 또 치아를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해도 당분 섭취를 자주, 많이, 장시간 하면 썩는 치아들이 생깁니다. 과자만이 아니라, 과일에도 당분이 많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치주질환의 경우 스케일링이 가장 기초적인 치료법이 되고요. 치주조직(잇몸)이 나빠진 상황에 따라 치면활택술, 치주소파술, 치주조직 재생술 등 단계적 치료법이 있습니다. 어느 단계 치료가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치과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가장 좋죠. 충치 치료도 썩은 범위나 부위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세균에 의해 상실된 부분을 어떤 재료로 수복하느냐에 따라서도 치료법이 다르고요.”

▶아무래도 칫솔질이 가장 기본이 되는 치과 질환 예방법 같은데, 끝으로 독자분들에게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설명해주신다면.
“칫솔질을 잘하는 건 오래 하거나, 자주 하거나, 세게 한다는 말이 아닌데요. 칫솔질을 잘했다고 하려면, 칫솔질을 끝냈을 때 치아 표면, 특히 치아가 치은(잇몸)에서 나오는 부분과 치아 사이사이, 치아의 씹는 면에 세균이 남아있지 않아야 합니다. 칫솔질을 마치고 나서 입안을 거울로 꼼꼼하게 살펴보시고, 치태가 남아 있는 부분을 더 닦으시길 추천합니다. 대한치주과학회에서 배포한 동영상을 보시면 자세히 나와 있는데요. 시간 나실 때 한 번 보시면 치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고영경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치의학 학사/서울대학교 치의학 석사/서울대학교 치의학 박사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 및 분과장
성의교정 학과장/고대 안암병원 치과 임상강사/삼성서울병원 치과 임상강사

※ 참고자료
대한치주과학회, [대한치주과학회] 즐거운 칫솔질 튼튼한 잇몸 (full ver.), YouTub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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