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과열 ‘3기 신도시’, 입주 시점에 집값 안정화 기여할 것 본격 입주 전 전·월세난 심각해져...‘임대차3법’은 악법 주택 규제 목적의 세제규제와 금융규제, 부작용 크다

심교언 교수 “3년 후 집값 급락 가능성...서민 파산 우려”

2021. 07. 13 by 이상진 기자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집값 급락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4년 후에 서울·수도권 집값이 내려갈 텐데, 이때 어느 정도까지 떨어질지 아직 정확히 예측은 어렵죠. 만약 폭락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대출받은 서민들 파산이 늘어날 겁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가 '3기 신도시'가 가져올 주택시장에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심교언 건국대 교수가 '3기 신도시'가 가져올 주택시장에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심교언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9일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이 가져올 후폭풍을 경고했다. 

심 교수는 ‘3기 신도시’로 주택 대량 공급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대기수요가 많아져 전·월세난이 심각해지고,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돼 파산하는 서민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인터뷰는 뉴스포스트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 ‘3기 신도시’가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까?

입주 시점에는 확실히 안정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3기 신도시’ 같은 대량 공급 정책의 효과는 두 가지다. 단기적으로는 수요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거고, 실제 분양 시점에 대량으로 공급량을 늘려 수요를 맞추는 거. 문제는 입주 전까지 대기수요가 늘어난다는 건데, 이건 전·월세 수요가 늘어난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도 전세난이 심각한데, 앞으로 더 심해질 거라고 본다.

- 정부는 이른바 ‘임대차3법’으로 전·월세난 혼란을 해소했다는 입장인데.

이달 초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이 ‘3기 신도시’ 관련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전·월세난 혼란에 유동성과 가구 수 분화가 영향을 줬다고 했다. 그런데 유동성 같은 건 이번 정부 초에도 있었다. 전·월세 시장이 혼탁해진 건 ‘임대차3법’ 시행 이후다. 책임 전가를 잘못된 곳에 하고 있다. 

계약 갱신율이 조금 증가했다고도 하는데, 문제는 2년 뒤에 전세 물량 자체가 감소한다는 거다. 전 세계 국가들이 왜 ‘임대차3법’ 같은 걸 도입 안 하냐면, 이걸 시행하면 물량이 줄어서 서민에게 부담을 줘서 그렇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악법이고 정책이었다.

- 금융 규제나 세제 규제가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양도세나 취득세를 높이면 주택 가치가 하락해서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게 정책의 근거인데, 우리나라는 물량 잠금 효과 때문에 오히려 가격이 오른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분석한 논문들을 보면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다. 한국에서 양도세나 취득세를 높이면 기본적으로 시장 거래가 묶이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거래 관련 세제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선진국 가운데 주택 취득에 DTI나 LTV 같은 금융 규제를 하는 국가는 없다. 규제 스탠스 위주의 나쁜 정책으로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검토도 안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 동의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규제니까,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 거다. 선진국에서는 왜 금융 규제를 안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세계적으로 봐도 과열된 상태라고 설명하는 심 교수.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세계적으로 봐도 과열된 상태라고 설명하는 심 교수.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 해외 주택시장 대비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과열됐다고 볼 수 있을지.

국내 집값은 GDP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가 면적이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는 일반적으로 GDP 대비 부동산 가격 산정액이 굉장히 높게 나오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홍콩 같은 경우는 우리보다 훨씬 높고, 땅이 넓은 미국은 낮다. 인구 밀도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과열됐는지 보려면 GDP 대비가 아니고, PIR 지수(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로 봐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OECD 국가 대비 우리나라 PIR 지수가  평균 미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수도권의 주택시장은 세계적으로 봐도 과열이라고 볼 수 있다. 

- 서울·수도권 집값, 언제쯤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는지.

이번 정부 초기부터 집값 내려갈 거라는 얘기는 많이 했다. 이건 대량 공급이 없이는 말이 안되는 소리다. 그럼 몇 년 전부터 내렸어야한다. 하지만 ‘3기 신도시’로 주택이 공급되는 3~4년 뒤에는 분명히 떨어질 거다. 공급에 더해 인구 구성상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베이비부머 세대 노령 인구들이 집을 던진다든가, 이런 여러 가지 효과들이 다 합쳐질 것이다. 하지만 얼마만큼 떨어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 폭락 가능성도 있나? 주택시장 폭락 시 우려할 만한 점은?

그럴 가능성도 있다. 폭락하면 정말 큰 문제가 된다. 쉽게 예를 들면 올해 집을 산 사람들은 집값이 10%만 떨어져도 파산까지 갈 수 있다. 10억원 주택을 매입하며 LTV 90%를 적용받아 9억의 주담대를 받았다고 치자. 집값이 10%만 하락해도 보유한 주담대 9억은 집값 대비 LTV 100%가 된다. 그러면 LTV를 90%로 유지하기 위해 1억을 메꿔야 한다. 집값이 20% 하락이면 2억이다. 당장 현금이 없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몇억 현금이 어디 있나. 그래서 집값 폭락은 금융권 부담과 개인 파산을 늘려 거시 경제에 큰 문제가 될 거다.

 


※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약력
2001 서울대학교 도시공학 박사
1995 서울대학교 도시공학 석사
1993 서울대학교 도시공학 학사
2014 국토교통부 신도시자문위원회 자문위원 
2012 국무총리실 세종특별자치시 지원위원회 전문위원
2011–2013 수도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자문위원
2010 인천광역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위원
2002–2004 전라남도 경제자유구역개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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