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트롤

연일 영상 35도 웃도는 무더위 지속 서울 자치구서 각종 폭염 대책 내놔

나무 그늘부터 냉장고까지...서울의 이색 여름나기

2021. 07. 28 by 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한여름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서울 지역 자치구에서는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뙤약볕 산책로를 식히는 나무 그늘과 차가운 생수, 시민들의 이동 시간을 쾌적하게 해주는 특수 재질의 버스정류장 좌석까지 폭염 대책이 색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기 양주에서 서울을 가로질러 한강으로 이어지는 중랑천.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중랑천 일대 기온은 36도에 달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경기 양주에서 서울을 가로질러 한강으로 이어지는 중랑천.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중랑천 일대 기온은 36도에 달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장마가 사라지고 본격적인 한여름에 도달한 지난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폭염 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영상 35도 이상이고, 하루 최고 열지수가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에 발표한다. 실제로 낮 최고 기온은 35.7도, 밤 최저 기온은 27.8도로 30도에 육박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방자치단체는 폭염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주민센터나 경로당 등지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냉방 용품을 지급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존 정책으로 시민들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더 많은 시민들에게 세심한 폭염 대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포스트>는 이들 자치구 중 이색적인 폭염 대책을 내놓은 노원구와 성동구, 서초구의 현장을 가봤다.

서울 노원구 경춘선 숲에 설치된 ‘힐링냉장고’.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서울 노원구 경춘선 숲에 설치된 ‘힐링냉장고’.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도심 속 냉장고 안 시원한 생수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공릉동 일대에 자리 잡은 경춘선 숲길은 폐철길을 활용해 만든 공원이다.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인 경춘선 숲길은 노원구민들의 대표적인 여가 장소로 꼽힌다.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진 철길 옆 숲에는 폭염에도 끄떡없는 소나무들이 우거졌다.

무더위에도 오전 산책을 포기하지 못한 구민들이 경춘선 숲길 곳곳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온열 질환에 취약한 중년층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구민들은 팔 토시와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영상 32도의 기온을 이겨내고 있었다. 특히 300ml 작은 생수를 들고 있는 구민도 여럿이 눈에 띄었다.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경춘선 숲길에 설치된 ‘힐링냉장고’에서 구민들이 생수를 가져가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경춘선 숲길에 설치된 ‘힐링냉장고’에서 구민들이 생수를 가져가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경춘선 숲길 입구에 설치된 ‘힐링냉장고’에는 생수가 가득히 채워져 있었다. 구민들이 들고 있던 생수는 이곳에서 1인당 1개 원칙으로 무료 지급된 것이다. 냉장고 앞에는 목을 축이려는 구민들이 몰려들었다. 힐링냉장고에서 생수 1병을 가져온 인근 주민 60대 A씨는 “생수 한 병을 줘서 목마를 걱정이 없다”며 “냉장고도 제때 채워줘서 모자라지 않는다”고 만족을 전했다.

힐링냉장고는 내달 31일까지 운영된다. 노원구는 경춘선 숲길뿐만 아니라 불암산 나비정원, 불빛정원, 영축산 순환산책로, 당현천, 우이천, 묵동천 등에 힐링냉장고를 설치해 무료로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임시 선별진료소 3곳에도 추가로 운영 중이다. 생수는 모자라지 않도록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8회에 걸쳐 공급한다.

서울 성동구 중랑천 산책로에 마련된 ‘수목퍼컬러’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서울 성동구 중랑천 산책로에 마련된 ‘수목퍼컬러’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산책로에 마련된 나무 쉼터

경기도 양주시에서 서울을 가로질러 한강으로 유입되는 중랑천은 천만 서울 시민들의 도심 속 휴양지로 자리매김했다. 유역 면적은 299.6㎢로 청계천의 5배 가까이 넓어 사실상 작은 강에 가깝다. 중랑천이 지나는 곳 중 하나인 성동구에서는 하천 좌우로 산책로와 자전거로를 조성했다.

뙤약볕이 타들어 갈 정도로 내리쬐는 오후 성동구 중랑천 산책로의 기온은 무려 영상 35도가 넘었다. 평일 오후 시간대와 폭염으로 산책로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 산책로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자연 그늘이 만들어졌지만, 반대편인 용답역 인근 보행로와 자전거로는 햇볕에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중랑천 일대 자전거로에서 한 시민이 ‘수목퍼컬러’를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중랑천 일대 자전거로에서 한 시민이 ‘수목퍼컬러’를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이에 성동구는 중랑천 용답동 구간 일대에 대왕참나무를 활용한 그늘막을 잔디밭과 함께 조성해 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수목퍼컬러’라는 이름으로 제공된 나무 그늘 쉼터는 기존의 파라솔형 그늘막이나 철재 또는 목재 퍼컬러와 비교해 미세먼지 저감과 친환경 효과까지 있다는 게 성동구의 설명이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최근에 정비한 산책로라 나무 자체가 많이 없던 구역인데, 수목퍼컬러로 수목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며 “기존의 철재, 콘크리트, 목재 퍼컬러와 달리 진짜 나무로 조성해 증산작용(수분이 기공을 통해 수증기 상태로 나가는 현상. 주변 기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대기 정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버스정류장 곳곳에 마련된 ‘서리풀 쿨링의자’.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서울 서초구 버스정류장 곳곳에 마련된 ‘서리풀 쿨링의자’.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폭염에도 앉을 수 있는 의자

서울 서초구가 여름철 폭염 대책으로 구내 버스 정류장에 ‘서리풀 쿨링의자’를 설치했다. 지난해에 시범 운영으로 10곳에 설치했다가 올해에는 60곳으로 증가했다. 예술의 전당과 지하철 4호선 사당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정류장에 설치됐다.

늦은 오후에도 30도가 넘어서는 무더위가 이어진 전날 서초구에서는 퇴근하려는 시민들이 정류소로 몰려들었다. 짙은색 철재 또는 목재로 구성된 기존 구내 정류장 의자에는 앉는 구민들을 발견할 수 없었지만, 쿨링의자에는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서리풀 쿨링의자는 겨울철 버스 정류장에 한파를 막기 위해 설치된 온돌 의자 위에 열전도율이 낮은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덮개로 덮어 만들었다. 색상은 하늘색과 하얀색 등 열 흡수가 낮은 밝은 색 계열이다. 구내 기존 정류장 의자보다 5~6도 낮다는 게 서초구의 설명이다. 겨울에는 덮개를 떼어 내 다시 온돌 의자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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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 2021-07-29 19:44:41
미미강남은 업나요? 기자님 미미강남도 취재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