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교육 시대 개막···코로나19로 ‘가속화’ 에듀테크에 관심 ‘업(UP)’···메타버스까지 미래교육 영역 확장 전문가, 부작용도 예측하며 바람직한 미래교육 방향 탐색 조언

[기획-미래교육]① 비대면 수업에 대한 거대한 착각

2021. 07. 29 by 정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우리 사회와 일상의 전반을 바꾸고 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 기초학력저하 문제가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비대면·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명성이 높다. 이에 IT 강국의 이점을 살려 미래교육을 적극적으로, 선제적으로 준비할 때 교육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뉴스포스트>가 미래교육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짚고 전문가의 제언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정성민 기자]  기성세대에게 학교는 절대 공간이었다. 학교가 아니면 수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정고진 씨(경기·57)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학교를 가는 게 당연했다. 선생님이 칠판에 분필로 수업 내용을 적어주시면 열심히 공책에 받아 적었다. 학교는 집과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원격수업에 디지털 교과서 등장···교육 패러다임 ‘미래’로 전환

학교와 수업의 전통 개념이 변하기 시작했다. IT가 발달하며 원격수업이 등장한 것. 원격수업은 학교와 수업의 시공간을 허물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격수업 등장은 2000년대 초반 사이버대 탄생으로 이어졌다.

초기의 원격수업 형태는 단순했다. 교실에서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구현한 것이 전부였다. 교수자와 학습자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도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원격수업의 등장만으로 미래교육을 논하기는 시기상조였다.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개막하며 미래교육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일까? 최연구 전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협력단장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다보스 포럼)이 4차 산업혁명론을 공식 주창했다.

구체적으로 1차 산업혁명은 1784년에 시작됐다. 1차 산업혁명을 통해 증기기관 발명 등으로 인간의 노동이 기계로 대체됐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을 기점으로 전기 에너지 상용화와 대량생산 시대가 열렸다. 3차 산업혁명은 1969년에 시작됐다. ‘정보화혁명’으로도 불린다.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최초로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특징으로 ‘가상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CPS)’을 제시했다. 가상 물리 시스템이란 로봇이나 의료기기 등 물리적 시스템과 사이버 공간의 소프트웨어를 실시간으로 통합·연결한 것이다. 이에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지능화, 초연결사회, 공유경제&사회’ 키워드의 미래사회를 뜻한다.

최연구 전 단장은 “미래사회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ICT 기술의 발달로 ‘초지능화’가 이뤄질 것이다. 교육 등 모든 분야들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지능화된다”며 “미래사회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되고, 최첨단 스마트 디바이스 덕분에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원격교육 등이 일상화되면서 굳이 학교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원격학습을 할 수 있는 등 공간의 제약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듀테크(EduTech)의 대표 모델은 디지털교과서다. 사진은 중학교 사회 1학년 디지털교과서의 AR 콘텐츠 ‘해안 침식 지형의 형성과정’ 화면. AR 콘텐츠의 경우 디지털교과서 속 AR 마커를 카메라 인식을 통해 실제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교육부)
​에듀테크(EduTech)의 대표 모델은 디지털교과서다. 사진은 중학교 사회 1학년 디지털교과서의 AR 콘텐츠 ‘해안 침식 지형의 형성과정’ 화면. AR 콘텐츠의 경우 디지털교과서 속 AR 마커를 카메라 인식을 통해 실제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교육부)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과 함께 교육에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되며 교육의 패러다임이 현재를 넘어 미래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부가 2018년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회·과학·영어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며 미래교육의 첫발을 내디뎠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에듀테크 활성화

 2020년 9월 8일부터 9월 11일까지 ‘2020 에듀테크 코리아 : 페어 & 포럼’ 행사가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개최됐다. 단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2020 에듀테크 코리아 : 페어 & 포럼’ 행사는 에듀테크 전시관(페어)과 강연회(포럼)로 구성됐다. 

‘2020 에듀테크 코리아 : 페어 & 포럼’ 행사는 15회째로 마련됐다. 기존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에듀테크가 주목을 받으며 행사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았다.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교육에 접목시켜 맞춤형·실감형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인터넷 기반 이러닝(e-learning)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만나 에듀테크로 확장됐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과 온라인이 일상화되면서, 에듀테크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는 미래교육의 가속화로 이어지고 있다.

메타버스까지 미래교육 영역 확장···‘미래교육체제전환추진단’ 출범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7월 26일 메타버스 기반으로 ‘정보·컴퓨터 신규교사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했다. 신교교사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통, 교류하고 있다. (사진=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7월 26일 메타버스 기반으로 ‘정보·컴퓨터 신규교사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했다. 신교교사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통, 교류하고 있다. (사진=인천시교육청)

#1.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7월 26일 메타버스 기반으로 ‘정보·컴퓨터 신규교사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연수에서 메타버스 게더타운(gather.town) 플랫폼을 활용, 강의실과 소그룹 회의실 등을 꾸며 실제 연수공간과 유사 환경을 조성했다. 신규교사들은 가상공간 속에서 돌아다니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 기회가 없었던 동료 교사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했다.

#2. 순천향대학교는 지난 3월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했다. 메타버스의 가상 공간에서 신입생들은 총장 인사말과 신입생 대표 입학 선서를 들었으며 각자의 아바타로 교수, 동기, 선배들과 상견례를 나눴다.

현재 교육에 메타버스(Metaverse)가 접목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 의미의 ‘Universe(유니버스)’와 ‘가공·추상’ 의미의 ‘Meta(메타)’의 합성어다. 즉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용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가상 세계에 직접 참여한다. 인천시교육청의 메타버스 기반 교사 연수와 순천향대학교의 메타버스 입학식이 모두 교육에 메타버스가 접목된 사례다.

교육과 메타버스의 만남의 계기도 코로나19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교육에도 비대면과 온라인이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레 메타버스까지 교육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순천향대는 “대학 생활의 시작인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이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진행되는 등 대학교육 환경과 문화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메타버스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소통하고, 함께 즐기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메타버스 입학식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서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 이후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와 실행이 교육현장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교육부도 미래교육위원회 출범,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운영,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대화’ 등을 거쳐 2020년 10월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과제 시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6월 ‘미래교육체제전환추진단’을 출범시켰다. ‘미래교육체제전환추진단’은 개인 맞춤형 역량 향상을 위한 온오프라인 융합교육과 교수학습 혁신 등을 담당한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된 미래교육 시대, 좀 더 발전적 방향으로 가려면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미래교육의 방향을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에게 들어봤다. 

[인터뷰]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교육을 통해 미래 주도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 4차 산업혁명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우리나라에서도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와 진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래교육의 정의를 정확히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교육전문가로서 미래교육의 정의를 설명한다면. 

“미래교육은 미래 시점과 의미에 따라 정의가 달라진다. 먼저 미래 시점은 1년 후부터 3년까지의 즉시적 미래, 4년 이후부터 10년까지의 가시적 미래, 10년 이후의 예측적 미래로 나눌 수 있다. 다만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미래 시점 차원에서 미래교육은 현재와 직결돼 있고 상당히 확실한 즉시적 미래나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예측타당도가 크게 떨어지는 예측적 미래가 아니라 노력하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현 시점에서 대비할 경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가시적 미래의 교육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래는 의미에 따라 거대 흐름이 빚어내는 결정적 미래, 오늘의 우리가 노력을 통해 바꿔 갈 수 있다고 믿는 가변적 미래,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희망적 미래로 나눌 수 있다. 의미 차원에서 미래교육은 세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개념이어야 한다.”

- 현재 미래교육은 에듀테크부터 메타버스까지 기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교수법과 교육태도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야 진정한 미래교육의 실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교육 관련 기술의 변화는 교수자의 역할, 교수법, 나아가 학습의 의미와 교육내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래교육은 기술의 변화가 교육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고. 이를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미래사회에 적응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학생을 준비시켜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그려보고, 그러한 미래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의 교육이 해야 할 역할을 찾고, 교육을 통해 미래 주도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지 않나.

“미래를 대비하고 만들어가기 위해 교사는 수업설계자, 에듀테크 구사자(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사람), 촉진자(안내자) 그리고 연결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미래교육을 위한 논의와 준비도 중요하지만, 자칫 기술의 교육 접목으로 부작용도 우려되는데.

“부작용은 기술의 한계와 기술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에듀테크는 학습 흥미와 동기, 그리고 자기관리력을 어느 정도 갖춘 학습자에게는 보탬이 된다. 하지만 디지털학습약자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디지털학습약자란 인간 교사 혹은 성인 지원자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학습이 어려운 학습자를 의미한다. 디지털학습약자들에게 인간교사의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을 경우 디지털학습강자와 디지털학습약자 간의 학습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메타버스를 통해 사이버공간에서 3차원적 접촉을 하며 대인관계를 이어가고 학습을 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래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며 꿈꾸는 미래사회를 만들어갈 개인과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잘못된 에듀테크 활용으로 인해 직접적인 대인관계 기술, 협업 능력, 공감능력 등이 떨어진다면 교육은 궁극적인 목적 달성에 실패할 것이다.”

-그렇다면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하면 되겠나.

“에듀테크가 발전한다고 아직은 미완인 기계에 의존하기보다 기계를 활용, 인간교사와 학생의 한계를 극복하는 교육과 학습이 되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인간교사는 당분간 기계가 수행하기 어려울 따스한 소통, 배려, 동기 부여 그리고 학생의 자기관리력 향상 지원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교육자들은 미래교육이 비대면 위주가 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대면 위주의 교육을 하되 첨단 에듀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스말로그(Smart+Analogue)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필요 역량을 길러야 한다. 동시에 스말로그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미래교육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미래에 대한 논의는 미래에 관한 것이 아니라 현재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실은 오늘의 정책 방향, 거기에 따른 예산과 인력 및 조직 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아울러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패러다임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에듀테크 등의 과학기술적인 측면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관계, 환경 등등의 큰 틀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동시에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집단과 개인들(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구성원 등)의 대응과 적응 양태에 대한 예측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약력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전 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전 대한교육법학회 회장
전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
※저서
<최고의 교수법(2017)>
<실력의 배신(2018)>
<실력 공정한 기준인가(2019)>
<포스트코로나(202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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