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위하여

백결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동물복지 이사  “동물권 교육 통한 문화적 환경 조성해야” 정책 충분하지만, 예산은 부족... 개체 수 파악 중요 동물복지 법안 우리나라 상황 맞게 수정할 것

[길냥이와 공존] “좋아하진 않더라도 함께할 순 있죠”

2021. 07. 30 by 이해리 기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지역 주민들 간의 소통과 사회적 협의를 통해 사람의 생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고양이 밥자리를 마련하고, 지자체에서 관리를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백결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동물복지이사 .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백결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동물복지이사 .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백결 동물복지이사는 29일 길고양이 갈등 해결 방안에 대해 “길고양이들이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등 동물권 교육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길고양이 학대나 캣맘 폭행 등의 기사가 하루 걸러 하나씩 보도될 정도로 동물 복지와 혐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캣맘과 反(반)캣맘 사이의 갈등이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정부와 민간 모두 적극적인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뉴스포스트는 서울 마포구 굿모닝동물병원에서 백결 이사와 함께 길고양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인간과 동물의 올바른 상생 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백결 이사가 길고양이 갈등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애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백결 이사가 길고양이 갈등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애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묘 인구가 크게 늘면서 버려지는 고양이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길고양이 개체 수가 파악되고 있는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개체 수와 관련된 연구 과제를 가져와 조사 중에 있다. 숨어있는 길고양이들도 있어 정확한 개체 수를 알긴 쉽지 않지만 늘어나고 있는지, 중성화(TNR) 사업이 개체 수 감소에 효과가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길고양이를 둘러싼 이웃 분쟁이 동물을 학대하거나 캣맘을 폭행하는 등 범죄로까지 번진 모습이다.
길고양이들보다도 이를 돌보는 캣맘/캣대디에게 화살이 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보복성 범죄,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 있다. 동물권 교육을 통해 성숙하지 못한 문화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환경이 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캣맘과 캣대디도 본인들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선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지나치거나 타인과 맞지 않으면 역으로 돌아올 수 있다. 본인의 고양이라고 생각하며 돌보기 때문에 위생이나 배설물 등 환경적인 부분도 함께 개선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 길고양이 문제로 갈등을 겪던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공식 인증 캣맘·캣대디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캣맘에 대한 조롱 섞인 댓글들이 많았다. 
모두가 고양이를 좋아할 수는 없다. 고양이에 대해 겁을 내시는 분도 있고, 야생동물과 비슷한 성향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분도 있다. 이런 경우 돌보는 사람이 정해지게 되면 책임의 소지를 지게 하거나, 민원을 제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내부에서 소통을 통해 밥을 주는 구역을 지정하고, 그 구역을 관리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길고양이 갈등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지자체 공유지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고 관리 담당자를 지정했다. 또 수의사 단체 기관과 TNR 사업을 하고 있다. 수의사 단체에서는 수술을 위해 포획된 아이들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지, 예방 접종 등을 진행을 하고 있다. TNR의 경우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을 하기도 하고 일부 수의사 단체에서는 재능기부 차원으로 수술을 하기도 한다. 

서울의 한 길고양이 급식소
서울의 한 길고양이 급식소에 나와있는 고양이.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 TNR 사업 등 동물 복지를 위한 예산 수준은 어떤가? 
동물보호단체에서도 동물 복지 예산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을 하는데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체 수를 정확히 파악해 이에 맞게 예산을 짜야 한다. 현재 수의사회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들어간 물자를 계산해 돌려준다고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 정부의 정책에서 보완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가?
정책 자체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예산이 아직 부족한 편이다. 지금은 TNR을 하다가 예산이 떨어지게 되면 수술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중요한 것은 동물 복지에 대한 기준이나 법안을 해외의 것들을 참고해서 만들긴 했지만, 해외와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르다는 점이다.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우리에게 맞게 촘촘히 수정해나갈 필요가 있다. 

- 동물과 인간의 올바른 공존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올바른 공존을 위해서는 사람이 우선이 되고, 그다음 동물에 대해 생각하는 입장이 돼야 한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쓰레기봉투를 뜯는다든지, 배설물들 때문에 불편하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해결해야 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까지는 어렵더라도 싫어하지 않게 하는 문화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또한 공중보건학적으로 이런 개체들은 사람에게 광견병이나, 기생충 등의 질환을 옮길 수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해서 사람과 동물 간 전염병이 공유될 수 있는데, 예방접종을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제거해 줘야 한다. 고양이가 해를 주지 않는 동물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공존한다’라는 방향성이 제시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캣맘·캣대디분들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이지만,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 간의 소통과 사회적 협의를 통해 사람의 생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고양이 밥자리를 마련하고, 지자체에서 관리를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  백결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동물복지이사 약력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졸업
공중방역수의사
서초구 내방동물병원 부원장
마포 굿모닝동물병원 원장
2018~現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동물복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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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좋아 2021-07-30 14:50:38
좋은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