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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대한한부모협회 대표 인터뷰 “한부모의 자존감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 알아야” “자녀 올바른 사고할 수 있게 끊임없이 소통해야” “중위소득 기준 상향·다양한 형태의 돌봄 지원 필요”

[인터뷰] “불쌍한 한부모 가정? 편견 덜어내면 희망 채워진다”

2021. 08. 10 by 이해리 기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성년자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구는 2017년 기준 42만 5,000가구다. 2017년 유자녀가구 543만 2,000의 7.8% 수준으로, 아이를 키우는 집이 열 가구가 있으면 그중 한 가구가 한부모 가정이라는 뜻이다.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 김미경 대표.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 김미경 대표.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김미경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 대표는 “한부모 가정이 처한 경제적, 사회적 편견 등의 어려움도 있지만, 그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며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담도담’은 아이들이 아무런 탈 없이 무럭무럭 커나가는 모습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은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 대부분의 한부모 가정이 겪고 있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 도담도담은 홀로 양육과 생업을 감당하는 한부모들이 고충을 나누는 장이자, 교육 및 다양한 생계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포스트>는 지난 2일 경기도 김포시 마산동 대한한부모협회에서 김미경 대표를 만나 한부모로서의 마음가짐, 편견 대처법, 정부 지원 개선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미경 대표가 도담도담의 지원 활동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김미경 대표가 도담도담의 지원 활동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 한부모가정 지원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딸이 한부모였다. 딸과 함께 지내다 보니 한부모로서 무엇이 힘들고 무엇이 어려운지, 이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게 됐다. 한부모에 대한 사회의 편견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한부모가 많다. 엄마의 자존감이 떨어지면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도 건강할 수 없다. 내 손주부터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라도 한부모를 향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부모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함께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양육비 해결을 위한 활동을 했지만, 그 안에서 투쟁하는 엄마들의 자녀들을 돌보고 싶어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을 시작했다. 

- 어떤 방법으로 한부모를 지원하고 있는가?  
우선 개인에게 필요한 맞춤 물품을 전달하는 ‘향기박스’와 한 달에 두 번 ‘향기장터’ 열어 생필품을 직접 지원하며, 교통 장학금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지만, 운동회와 연 1회 비전트립 등 다양한 형태로 한부모 가정을 돕고 있다. 또한 한부모 가정에 긴급 지원이 필요하면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복지재단에 추천하고 있다. 

- 한부모 가정을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이 심각하다.  
한부모의 대부분이 학교나 보육시설, 동네 이웃 주민들에게 차별을 당하는 일을 경험했다. 한부모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다. 차별을 경험하고 속상해하는 한부모에게 저는 오히려 당당해지라고 말한다. 왜 남들이 욕할 수 있게 놔두고, 만드냐고. 막말하는 사람들은 당당한 사람 앞에서 기죽는다. 멋진 사고의 말들을 연습하고 외워서라도 말해야 한다. 

자녀에게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명해야 한다. 아빠와 엄마가 없이 태어나는 사람은 없고,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얘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불쌍하다, 불행하다, 부끄럽다’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이것은 한부모 가정뿐만이 아니라 모든 가정에서 아이와 반드시 나눠야 하는 대화다. 

포장 중인 향기 박스. (사진=김미경 대표 제공)
포장 중인 향기 박스. (사진=김미경 대표 제공)

- 도담도담의 목표가 있다면?
한부모들의 꿈 찾기, 자존감 회복이다. 한부모에 대한 차별을 겪었을 때 부모들은 더 위축되고 본인 탓을 하며 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 상황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 폐쇄적이게 된다. 도담에서 이런 상황을 대처하는 지혜를 나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경험하길 원한다. 

때문에 한부모의 자존감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리고 있다. “만약 당신의 친정 엄마가 한부모이고, 지금의 당신과 같이 행동하고 힘들어한다면 그 삶을 본 당신은 어떻게 성장할 것 같은가? 당신의 삶이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니다. 대물림이다. 그럼 당신이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등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오늘이라 일컫는 그 하루가 얼마나 귀한 건지 모르겠다면 도담에 들어와서 용기 내는 한부모들을 보면서 용기를 가져라.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고, 그 미래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삶이 결국에는 나라의 미래가 되는 것이다. 내가 변화하지 않으면서 사회가 변화되기만을 원하는 건 있을 수 없다. 

- 한부모 가정에 대한 정부 지원 중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양육비 지급의 문제도 있지만, 중위소득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 현행법 상 한부모가족 지원대상자 선정 기준은 가구규모별 기준 중위소득의 60% 이하, 복지급여 지급 기준은 52% 이하다. 2021년 기준 성인 부모와 아동으로 구성된 2인 한부모 가족이 지원대상자가 되려면 월 185만 2,847원, 복지급여를 지급받으려면 월 160만 5,801원 이상의 소득을 올려서는 안 된다. 2021년 최저임금 8,720원으로 주 40시간(월 209시간) 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월급은 182만 2,480원으로 지원대상 기준 소득과 단 3만 367원 차이다. 결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비정규직으로 적은 소득만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부모 소득 인정 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또 차량으로 인해 혜택을 못 받는 분들도 많다. 아기를 혼자 키울 경우 이동력이 너무 필요한데, 연식이 10년 된 차라도 자동차가 있으면 이를 유지할 능력이 되는 것으로 간주해 수급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혼모의 경우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숨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딸을 이해하고 받아주면 다행이지만,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신한 딸이 창피하다고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혼자 돌봄을 하는 경우 아파도 잠깐 병원을 다녀오기가 어렵다. 딱 하루만이라도 무상으로 돌봄을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혼과 사별, 원치 않는 사고로 인한 임신 등 한부모가 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어쩌면 나도 경험하지 못했다면 (한부모 가정에 편견이 있는)저쪽 편에 서있을지도 모른다. 한부모 가정이 처한 경제적, 사회적 편견 등의 어려움도 있지만, 그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부모 가정을 다양한 가정의 형태로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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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22 20:26:15
도담도담 도움요청했는데요
거절당했네요. . ^ ^
예그리나 2021-08-20 01:10:04
많은 한부모님들을 위해 늘 애쓰시고 고생해주시며
작은 콩도 나누어주시려는 깊은 마음 정말 감사합니다!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
그리고 모든 한부모님들
응원합니다!!
커피에반했쥬 2021-08-19 12:33:34
도담이 있어 행복합니다
대표님의 한결같은 응원
늘 감사합니다
솔아솔아 2021-08-15 16:42:27
한부모라서 전 자랑스럽습니다.내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은 부모란 뜻이니까요.그러니 세상의 편견어린 눈들 다 받아낼거에요.대표님같은 분들이 주변에 계신 이상... 어깨펴고 나아갈 수 있고 든든합니다.고맙습니다.
두부 2021-08-15 12:28:51
한부모 기준을 높여주세요
기준이 너무 낮아요 또 이번에 의료급여신청하려하는데 기준은되는데 양육비도못받고연락도안하고있는데 전남편동의서는왜받아야하나요 양육 친권은 저한테있는데 법이 바껴야한다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