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트롤

외국인 관광객도 찾았던 서울역 인근 대형 사우나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말 폐업...공사 현장만 남아

‘500명 수용’ 서울역 대형 사우나도 못버텼다

2021. 08. 16 by 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수많은 인파들로 붐볐던 도시 관광 명소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맥없이 쓰러져가고 있다. 서울 시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았던 서울역 인근 대형 사우나 역시 지난해 말 감염병 여파로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대형 사우나 정문 앞. 폐업 이후로 간판이 사라지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대형 사우나 정문 앞. 폐업 이후로 간판이 사라지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6일 오후 서울 중구 지하철 1, 4호선 서울역 인근에 자리 잡은 A 사우나는 손님들의 발걸음 대신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바리케이드 안에는 공사 차량의 소음 만이 적막한 거리를 메웠다. 사우나 건물 정면에는 간판이 사라졌고, 수많은 창문에는 일일이 X자 표시가 희미하게 그어졌다.

사우나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4층 주차장은 규모가 무색할 만큼 텅 비어있다. 주차장과 사우나 건물 곳곳에는 임대 중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미처 치우지 못한 주차장 입구 대형 간판만이 이곳이 과거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가늠하게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A 사우나는 5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5층 300평 규모의 대형 찜질방으로 지난 2001년에 설립됐다. 서울역에서 고가다리를 이용하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사우나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았다. 폐업 전 내부 곳곳에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안내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사우나 건물에 임대 중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사우나 건물에 임대 중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찜질방 문화의 정점에서 20년 가까이 사랑을 받았던 A 사우나는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3차 대유행이 시작되던 지난해 11월 말 확진 환자가 다녀간 사실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확인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방문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권고한 그해 12월 A 사우나도 문을 닫았다. 사우나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사우나는 코로나19 때문에 작년 12월에 폐업한 게 맞다”며 “이미 문을 닫았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된다. 더는 드릴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도시 관광 명소가 타격을 입은 것은 A 사우나뿐만이 아니다. 55년 역사를 지닌 충남 아산의 관광호텔이 폐업을 앞두고 있고, 대구 한일극장은 간판을 내리고 대형 기업에 자리를 내줬다. 관광 명소로 이름나던 거리 일대도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태원 상권 공실률은 2분기 기준 31.9%, 홍대·합정은 22.6%로 서울 평균보다 3~5배 높았다.

영세 자영업자는 물론 대형 관광 명소까지 타격을 입자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기획재정부는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약 88%에 1인당 25만 원씩 지급하는 상생국민지원금을 다가오는 추석 명절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확진 환자 수가 최대 2천 명을 넘어선 상황이지만,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명절 이전에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이 위기의 도시 관광 명소까지 복원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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