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트롤

서울시, 10월부터 버스현금승차 폐지 시범사업 시행 버스 직접 타보니, 1시간 동안 청소년 1명 현금 승차 모바일 교통카드 이용 홍보…정류장에 QR코드 부착 시 관계자 “어르신들 ‘지하철 무임승차 카드’ 이용하도록 독려할 것”

[현장] 요즘도 현금승차 하는 사람이 있나요?...버스 직접 타보니

2021. 09. 06 by 홍여정 기자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1982년부터 40년 가까이 시행된 시내버스 현금 승차 제도가 폐지 갈림길에 놓였다. 서울시가 10월부터 일부 시내버스에 시범적으로 현금 승차를 폐지해 운행하기로 한 것. 대전도 지난 7월 대전-세종-오송 구간을 운영하는 간선버스를 대상으로 현금 승차를 제한 한 바 있다. 종이 회수권에 이어 현금 승차까지 버스에서 사라질까. 이에 대해 시민과 시범사업을 준비 중인 서울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시내버스 현금 승차 폐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시내버스 현금 승차 폐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6개월 간, 시내버스 2개 회사, 8개 노선, 171대 버스에 현금 승차 폐지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현금승차 폐지 시범 회사에는 대성운수와 공항버스가 선정됐다.

서울시는 현금승차 폐지의 이유로 위생, 효율성, 안전 등을 꼽는다. 현금 승차를 없애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현금을 통한 전파 우려를 줄일 수 있고, 약 20억 원 규모의 현금 승차 유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버스 운전사가 운행 중 잔돈 지급을 위해 단말기를 조작할 때 생기는 안전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버스 승객의 현금 이용 비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버스 승객의 현금 이용 비율은 2010년 5%에서 2020년 0.8%로 감소했다. 5년 내에는 0.1%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금 이용자 중 일반 성인이 45.9%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청소년 33.9%, 노인 12.7%, 어린이 7.4% 순이었다.

뉴스포스트 취재진은 지난 4일 송파구와 강남구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를 1시간 동안 타봤다. 총 50여명의 승객이 탑승했지만 현금을 내는 승객은 단 한 명뿐이었다. 한 청소년이 현금 천원을 요금 수납통에 넣었다.

현금 지불 과정에서 약간의 출발 지연이 발생했다. 학생 요금을 냈던 청소년에게 기사가 성인 요금을 이야기한 것. 쭈뼛쭈뼛 서 있던 학생은 500원의 추가 요금을 냈고 거스름돈을 돌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던 탓인지, 서로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면 버스 현금 승차 폐지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대부분의 시민들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A씨(35)는 “버스를 탈 때 현금을 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요새 성인 요금 얼마인가? 몇 년 전부터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지도 않는다. 스마트폰에 카드를 등록시켜 놔서 더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했고, B씨(32)는 “요새 현금을 낼 일도 없지만, 왠지 내면 기사님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얼마 냈다고 이야기해야 하고, 그럼 출발도 늦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C씨(58)는 “언제부터인가 현금 내는 사람을 잘 보지 못해서, 나중에는 폐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교통카드를 쓰지 않는 노인들도 있고, 가끔 충전을 깜박한 청소년들이 현금을 쓰기도 할 텐데,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시청 입구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서울시청 입구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서울시는 현금 승차 폐지 시범 운영에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해 버스 정류장마다 QR 코드를 설치해 모바일 교통카드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노인과 청소년 등 카드 소외 계층에게 65세 이상 노인이 발급받는 무임 교통카드와, 교통카드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청소년증을 현금 대체 결제 수단으로 적용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10월 1일부터 송파구와 강서구를 기점으로 시범사업이 운영 된다”며 “시행 노선은 605번, 6631번, 6632번, 333번, 343번, 362번, 440번 노선과 3313번 일부 노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노선의 모든 정류장에 QR 코드 부착물을 준비 중에 있다”며 “QR 코드를 처음 찍으면 앱 다운으로 연결이 된다. 앱 가입 후에는 모바일 교통카드가 발급이 되는데, 한번 발급을 받았다면 다음 승차부터는 그냥 이용하면 된다. 충전용, 후불용 중 선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노년층 접근 어려움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지하철 무임승차 카드’를 이용하시면 된다. 이 카드는 대부분 지하철 이용만 하고 계시는 데 원래는 충전해서 버스도 이용이 가능하다.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이 카드를 사용하는 어르신 이용률이 많이 저조한 상황이다. 다른 교통카드와 마찬가지로 요금 할인, 환승 할인 둘 다 가능하다. 주민센터쪽으로 홍보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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