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트롤

파트너 측 “대기음료만 650잔, 인력난 해소방안 제시하라” 스타벅스 측 “미흡한 점 인정…파트너 의견에 귀 기울일 것”

“우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 스타벅스 직원들 트럭시위

2021. 10. 07 by 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스타벅스 파트너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예고했던 ‘트럭 시위’ 차량에 적힌 문구다. 이들은 사 측의 인력운용 방법을 지적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 제기된 급여인상, 본사 실태 고발 등은 이번 트럭 시위의 주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7일 강남역 1번 출구 근처 안전지대에 위치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 차량. (사진=뉴스포스트 선초롱 기자)7일 강남역 1번 출구 근처 안전지대에 위치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 차량. (사진=뉴스포스트 선초롱 기자)
​7일 강남역 1번 출구 근처 안전지대에 위치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 차량. (사진=뉴스포스트 선초롱 기자)7일 강남역 1번 출구 근처 안전지대에 위치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 차량. (사진=뉴스포스트 선초롱 기자)

7일 오전 10시. ‘2021 스타벅스코리아 트럭 시위 총대(이하 총대)’가 예고한 트럭시위 차량이 강남역 근처에 등장했다. 강남에서 진행하는 트럭 시위의 출발지점이었다. 차량은 1번과 2번 출구 사이 우회전 차로 옆 안전지대에 자리 잡았다. 트럭의 운전기사는 “10시 30분 정도에 선릉역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라며 “오늘 하루 동안 강남역 근처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럭의 한 면에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창립 22년 만에 처음으로 목소리 내는 파트너들을 더 이상 묵인하지 마십시오”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다른 한편에는 전광판을 통해 “플라스틱 대량생산하는 과도한 마케팅, 중단하는 게 환경보호입니다”, “우리는 한잔의 커피, 한 잔의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원합니다”, “연 매출 2조 기업에서의 인력 부족 문제, 무리한 신규점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입니다”, “우리는 1년 내내 진행하는 마케팅 이벤트보다 매일의 커피를 팔고 싶습니다” 등의 10개 정도의 문구가 주기적으로 바뀌었다.

다만 차량이 안전지대에 자리 잡은 탓에 인도에서는 나무 등에 가려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강남역 1번 출구에 위치한 스타벅스 강남 R점에도 시위 트럭 차량은 잘 보이지 않았다. 트럭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스타벅스 강남 R점은 평소와 다음 없는 모습이었다. 커피 등을 마시는 몇몇의 사람들이 보일 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트럭 시위가 정차해 있는 동안 신고를 받아 출동한 것으로 보이는 경찰이 다가오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파트너)이 업무 과중을 주장하며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트럭 시위를 하게 된 데에는 지난달 28일 진행됐던 ‘리유저블(다회용) 컵 증정 행사’ 탓이 컸다. 당시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커피 수가 650잔에 이르는 등 주문이 밀려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트럭시위를 준비했다.

총대 측은 “지난 몇 년간 부족한 현장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해오며 파트너들이 소모품 취급당한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음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트럭 시위의 목적에 대해 밝혔다.

7일 강남역 1번 출구 근처 안전지대에 위치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 차량. (사진=뉴스포스트 선초롱 기자)
7일 강남역 1번 출구 근처 안전지대에 위치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 차량. (사진=뉴스포스트 선초롱 기자)

스타벅스 직원들이 트럭 시위를 예고한 뒤 일각에선 ‘외부세력이 개입했다’, ‘이마트 지분 매입에 따른 단체행동이다’ 등의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노조가 없는 기업에서 일주일 만에 시위에 실행된 데 따른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총대 측은 “총대를 자처하며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린 1명, 대외 담당 1명, 디자인 전문 1명 등 총 3명이 총대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스타벅스 운영팀(매장 파트너) 외에 아무런 소속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파트너들이 겪는 고충은) 지분 변동이 있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누적돼온 문제”라며 “지분 변동으로 발생한 단기적인 문제를 개선하라는 (목적의) 시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익명성에 숨어 실행하는 단체행동’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트럭 시위가 논의된 지 4일째인 10월 4일 모금계좌가 오픈됐다. 3시간 만에 목표액이 달성된 바 있다”며 “이후 회사 측은 ‘사랑하는 파트너분들께’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를 통해 본 시위가 일부 파트너들의 의견 피력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송 대표는 “지난달 28일 리유저블컵 행사 중 미처 예상하지 못한 준비 과정의 소홀함으로 업무에 과중함과 큰 부담을 드린 점 신실한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리유저블 컵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준비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이로 인해 파트너들의 어려움이 많았던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여러 채널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진행하는 트럭 시위는 강북과 강남으로 나눠 7~8일 이틀간 진행된다. 또한 총대는 오는 10일 사내 게시판에 최종 보고 후 해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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