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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인터뷰 2차 성징이 빠르게 온다면 성조숙증 의심해야 아이 성장 상태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 성조숙증 방치하면 유방암, 불임 발생 높아져

[자녀건강백서] 양승 교수 “2차 성장 빠르다면 성조숙증 의심”

2021. 10. 22 by 홍여정 기자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든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적어진 활동량은 소아 비만의 원인이 되고, 소아비만은 또래보다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성조숙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성조숙증은 키 성장에 크게 영향을 준다. 성장기가 일찍 시작되는 만큼 성장이 빨리 멈춰 본래 클 수 있는 키보다 작게 성장하게 된다. 이 외에도 빠르게 시작된 2차 성장으로 친구 관계가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등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래보다 성장이 빠른 아이들은 모두 성조숙증을 의심해 봐야 할까. 가정에서 아이들의 성장 시기 어떤 부분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까. 뉴스포스트는 양승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성조숙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양승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한양대학교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양승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한양대학교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 성조숙증이란 무엇인가요?

여아는 8세 미만, 남아는 9세 미만에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라고 진단합니다. 2차 성장은 여아의 경우 유방 발달, 남아는 고환의 용적이 4mL 이상 또는 장경이 2.5cm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말하며 음모 발달을 포함합니다.

- 성조숙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유전적인 요인인가요?

여아의 경우 원인이 없는 특발성 성조숙증이 70~80%를 차지합니다. 남아는 절반 정도가 원인을 찾을 수 없어요. 원인으로는 성호르몬이나 성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이 있을 수도 있고요. 드물게 유전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유전은 아닙니다. 다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 좀 더 발생 가능성이 높아요. 그 외에 환경호르몬, 비만 등도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아이들의 수는 얼마나 되나요?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조숙증 발병이 높아지기도 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10년 전에 1년에 약 30,000명이 성조숙증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외 자료에서 성조숙증의 발병률은 여아에서 0.2%, 남아에서 0.05%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요. 코로나19 영향은 아직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 진단 기준과 검사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성조숙증으로 진단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는 2차 성징의 시작 시기가 여아는 8세 미만, 남아는 9세 미만이어야 해요. 두 번째는 사춘기가 급속한 진행을 보이고, 뼈 연령이 연령에 비해 앞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조숙증 확진 검사를 시행해 LH(Luteinizing Hormone·황체형성호르몬)가 5.0 mIU/mL 이상이어야 합니다. 위의 세 가지 기준에 맞으면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필요에 따라서 뇌 자기공명영상 검사나 골반 초음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적절한 검사 시기는 언제인가요?

진단의 연령 기준이 여아 9세 미만, 남아 10세 미만이기 때문에 이 기준보다 일찍 검사를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비단 성조숙증 때문만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어릴 때부터 성장에 대한 관찰을 시행하는 부모님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진단 후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일반적으로 LH가 5.0 mIU/mL 이상으로 확인되면 ‘중추성 성조숙증’이라고 진단하고 4주 간격으로 사춘기 지연제를 주사합니다. 치료 기간은 평균 2~3년 정도지만, 3개월마다 치료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 사춘기 지연제에 대한 속설 중 ‘뚱뚱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사춘기 지연제라고 불리는 주사제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 (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agonist/analog, GnRHa)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부작용은 주로 맞은 부위가 붓거나 두드러기 반응 등의 국소적 부작용이 대부분입니다. 그 외에 체중 증가, 골밀도 감소 등은 치료 기간이 길어지게 될 때 볼 수 있는 소견들입니다.

- 사춘기가 빠른 것은 아이들 성장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나요?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생기는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사춘기가 일찍 오게 되면, 또래보다 뼈 연령이 빠르게 진행되고 일찍 급성장하게 되어 최종적인 성인 신장은 손해를 보게 됩니다. 또한 최근 지견들을 보면 성조숙증으로 진단받고도 치료하지 않은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불임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 부모가 가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이들의 신체변화를 잘 관찰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여아에서는 유방 발육이 8세 이전에 관찰되거나 남아에서는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게 되면 병원에 방문하실 것을 권합니다.

- 성조숙증 진단이 되면 아이들도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될 것 같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춘기가 온 아이들은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집니다. 부모가 걱정하는 태도를 보이면 아이들은 더 많이 두려워하게 되고요.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으면 치료하면 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그저 눈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는 것처럼, 치료하면 괜찮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두 가지의 뉴스포스트 독자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는 “성조숙증에 대한 병원 진단이 엇갈려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성조숙증에 대해 예방차원의 ‘적극적 접근’과 좀 더 성장을 지켜보는 ‘보수적 접근’ 중 뭐가 맞다고 판단하시나요” 입니다.

저의 경우는 미리미리 자녀의 성장 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린 나이 때는 최대한 자연적인 성장을 관찰하도록 하되,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비교적 어린 나이에는 보수적 접근을 하는 편이며, 반대로 너무 늦게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할 적정 시기가 지난 경우는 최선을 다하는 의미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합니다.

- 두 번째 질문은 “아이의 키, 몸무게 등 성장이 빠르면 무조건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입니다.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걱정만 하는 것은 아이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자극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뼈 연령과 현재 성장 상태를 점검하고 그 이후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하게 됩니다.

- 마지막으로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비만 아동이 늘고 있습니다. 비만은 사춘기를 앞당기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적절한 수면과 운동, 식이에 관심을 가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영양제, 한약재 등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상담 후 복용하도록 하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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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별 2021-11-17 18:21:37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