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임직원도 참여한 '창신제', 3일에 걸쳐 성료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을 기반하고 있는 크라운해태의 국악 행사 '창신제(昌信祭)'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윤영달 회장의 애정과 철학이 올해에도 남녀노소의 심금을 울렸다는 평가다.
지난 18일 <뉴스포스트>가 창신제 관람을 위해 찾은 세종문화회관은 머리가 희끗하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부터 연인과 함께 온 20대까지 세대를 아울렀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손을 잡고 설레는 발걸음으로 행사장을 향했다.
70대 노부부는 "국악과 관련된 행사를 보고 싶어도 많이 줄어들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그런데 크라운해태가 매년 행사를 개최하는 덕분에 항상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대 커플은 "크라운해태에 재직 중인 친구 덕분에 2년 전부터 창신제를 관람해 오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국악이라는 장르가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처음과 다르게 친숙하게 느껴져, 국악의 본질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창신제의 기획 목적은 크라운해태가 지난 2004년부터 우리 음악의 전통을 잇는 데 있다. 명인과 젊은 예인, 한음영재들과 함께 풍성한 무대를 선보여 문화예술의 감동과 가치를 나누겠다는 취지다.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도 함께 무대에 오르는데 이들은 종묘제례, 판소리, 사물놀이 등을 연마해 한음 대중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창신제에서 펼친 임직원 100명 판소리 떼창 '사철가' 공연은 '월드레코드아카데미' 판소리 부문 세계 최대 인원 동시 공연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크라운해태 윤영달 회장은 "우리 회사는 전통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기를 시도했고, 더 과감하게 넓은 세상 밖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했다"며 "국악의 '흥과 유희'의 형식적 경계를 허물고, 고객과의 예술적 교감 속에서 국악을 현재와 미래의 음악으로 되살리기 위해 힘써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은 크라운해태의 본질이자 20년 넘게 창신제를 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창신제의 역사를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있다.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던 가운데, 크라운제과도 파고를 피하지 못하며 1998년 부도를 맞게 된다.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처한 셈이다.
그러던 가운데 윤 회장은 우연찮게 대금 소리를 듣게 됐다고 한다. 청아하고 깊은 가락이 그의 마음을 크게 위로해 준 것이다.
이후 크라운해태는 구조조정을 거쳐 기적적으로 회생에 성공한다. 윤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도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고객에게 보답을 하고자, 보통의 기념행사 대신 자신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던 국악행사를 선사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창신제다.
물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을 우려하는 거센 반대도 있었지만, 윤 회장의 보은·'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은 누구도 막지 못했다.
그 결과, 올해로 20회를 맞은 창신제는 국내 문화계에서 뜻깊은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윤 회장이 강조하는 'AQ(Artistic Quotient, 예술가적 지수) 경영'도 창신제의 역사와 연관성이 깊다.
그동안 크라운해태가 창신제에 투입한 비용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국악 발전을 목적으로 후원한 기금까지 더하면 총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크라운해태의 창신제는 메세나 활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메세나는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는 당대 시인과 예술가들을 아무런 대가 없이 후원하며 마음껏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처럼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문화예술이나 스포츠, 학문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투자하는 활동을 메세나라고 부른다.
현재는 단순 기부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에게 공연 무대를 만들어주거나 공간을 제공하고, 창작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확장돼 운영되고 있다.
크라운해태는 창신제 외에도 '즐겁고 행복한 음악 예술'이라는 목적 아래 2007년 '락음국악단'을 설립했다. 또한, '양주풍류악회', '영재한음회'와 경기도 양주 소재에 야외형 문화예술 테마파크 '송추 아트밸리' 등을 통해 꾸준히 문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